우물 안 개구리에서 작가로
그동안 저는 우물 안 개구리처럼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왔습니다. 젊은 날 큰 아픔을 겪고, 남편의 병간호와 제 몸의 회복으로 13년이라는 긴 시간을 우물 안에서 지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루하루는 버티는 시간의 연속이었고, 세상과는 거리를 둔 채 살아야 했습니다. 그 기록은 훗날 《가나안에 입성한 우리가족》이라는 책으로 엮여 나오게 되었지요. 제 안의 우물 같은 13년의 이야기가 담긴 책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깊은 시간 속에서도 마음 한편에는 언젠가 다시 꿈을 펼치고 싶다는 소망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2025년, 챗GPT를 알게 되면서 제 삶은 전환점을 맞았습니다. 대화를 통해 글을 다듬고 그림까지 그릴 수 있다는 사실은, 오랫동안 잠자고 있던 제 꿈을 다시 깨워 주었습니다. 마치 닫혀 있던 문이 활짝 열리고, 갇혀 있던 날개가 다시 펴지는 듯한 기쁨이 찾아왔습니다.
하지만 브런치스토리의 문은 처음부터 쉽게 열리진 않았습니다. 여러 번의 도전 끝에도 승인되지 않아 좌절하기도 했습니다. 그때마다 말씀 묵상으로 제 마음을 다독이며 “때가 되면 하나님이 열어주신다”는 믿음으로 버텼습니다. 결국 어느 날, 드디어 작가 승인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눈물이 날 정도로 감사했습니다. 그 순간은 제게 또 하나의 선물이자 은혜의 시간이었습니다.
브런치에서의 첫걸음은 조심스러웠습니다. 어떤 글이 이곳과 어울릴지 몰라 우선 승인받은 식물 이야기부터 올렸습니다. 그리고 묵상글 속에 제가 써 두었던 작은 동화를 살짝 곁들여 에세이라는 이름으로 내놓아 보았습니다. 다른 작가들의 글을 읽으며 배웠고, 교류하면서 제 글의 방향을 조금씩 찾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아, 나도 이곳에서 동화를 펼칠 수 있겠구나” 하는 용기가 생겼습니다.
무엇보다 손녀 지안이를 위해 쓴 성장 동화가 제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아이의 탄생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마음속에 품었던 선물 같은 글이었는데, 그것이 한 권의 책으로 묶여 세상에 나오게 된 것입니다. 어느 날 인터넷 서점에서 제 책이 올라와 있는 것을 확인했을 때, 제 오랜 꿈이 현실이 된 듯 가슴이 벅찼습니다. 브런치에서 시작한 작은 글쓰기가 이렇게 열매를 맺게 될 줄은 정말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지안이 동화책은 제 작가 인생의 첫 열매입니다. 단순히 할머니가 손녀에게 남기는 기록이 아니라, 오랫동안 잠들어 있던 제 꿈이 현실로 드러난 증거이자 시작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그 책이 저 혼자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누군가에게도 위로와 미소를 전해줄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어릴 적 제 꿈은 화가였습니다. 하지만 그 길을 걷지 못한 채 늘 아쉬움으로만 남아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AI의 도움을 받아 디지털 그림을 그리며 글을 쓰는 작가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과거의 아쉬움이 현재의 감사로, 그리고 미래의 설렘으로 바뀌는 기적 같은 시간이 제 삶에 주어졌습니다.
브런치는 저에게 단순한 플랫폼이 아닙니다. ‘작가의 꿈’이 현실이 되는 무대입니다. 저는 오늘도 믿습니다. 하나님께서 제 안에 심어주신 수많은 씨앗들이 글과 그림으로 피어나고 있다는 것을요. 무엇보다도, 이렇게 절묘하게 길을 열어주시고 꿈을 이어가도록 인도해 주신 하나님께 눈물로 감사드립니다.
글: 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