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불러오신 회상

by 산여울 박유리




오늘은 내 사랑하는 두 아들의 어린 시절 이야기입니다.

어젯밤, 잠자리에서 그때의 모습이 아련히 떠올랐습니다.

큰아이는 두 살, 작은아이는 아직 한 살도 되지 않았던 시절의 기억이지요.


그 아이들은 너무 어릴 때라 지금은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내 마음 속에는 여전히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내가 잠시 낮잠을 자는 틈에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그때는 아이들을 위해 매주 맥반석을 삶아 넣어 물을 걸러 먹던 정수기가 있었지요.

1990년대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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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아이가 엄마의 행동이 신기했던지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 정수기에 부어 넣었습니다.

그리고는 아래쪽 수도꼭지를 열어 두었지요. 곧 우유와 물이 뒤섞여 쏟아져 나오며,

온 부엌 바닥이 한강처럼 흘러내렸습니다.


게다가 냉장고 문이 열려 있던 틈을 타, 작은아이가 뽈뽈 기어와 반찬통을 모조리 꺼내어 늘어놓았습니다.

우당탕 소리에 놀라 잠에서 깨어 달려갔지만, 부엌은 이미 전쟁터가 된 후였습니다.

그렇다고 아이들을 나무랄 수는 없었습니다. 호기심이 많은 건 오히려 좋은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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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기억이 있습니다.

둘째를 임신해 8개월쯤 되었을 무렵, 큰아이(당시 두 살)가 골목에서 놀고 있었습니다.

빨래를 널고 잠시 뒤 나가 보니, 아이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겁니다.

목이 메어 이름을 부르며 골목을 헤맸지만 보이지 않았습니다.

순간, 혹시 버스를 타는 골목길로 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급히 뛰어 내려가 골목 안을 살피니, 다행히 아이가 그곳에서 나오고 있었습니다.

나는 고함을 치며 불러 세웠고, 아이는 그제야 놀라서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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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이사를 간 뒤, 큰아이는 다섯 살, 작은아이는 세 살쯤 되었을 때였습니다.

셋이서 동네 마트를 갔다가, 작은아이가 감쪽같이 사라진 겁니다.

한참을 찾아도 보이지 않아 주인집에 전화를 걸어 골목을 확인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곳에서, 둘째는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다른 아이들과 천진하게 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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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혼이 빠져나가는 것처럼 아찔했지만, 지금 돌아보니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추억이 되었습니다.

내 삶 속 작은 기억의 조각들, 그때의 긴장과 지금의 미소가 함께 남아 있습니다.


어젯밤, 하나님께서 제게 오래된 기억들을 불러오셨습니다.

잊을 수 없던 두려움의 순간들이 이제는 따뜻한 미소로 남아, 글로 기록되게 하셨습니다.

그 모든 시간 속에 함께하신 주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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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유리 / 그림: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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