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사고와 가방
엄마의 일기
아이를 키우다 보면
별의별 일들을 참 많이 겪게 된다.
아이가 조심하지 않아 다치기도 하고,
예기치 않게 큰 아픔을 겪기도 한다.
부모는 그 곁에서
막아 주고 싶어도
대신 겪어 줄 수 없는 순간들을
자주 마주하게 된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일들도
참 많이 겪게 된다.
물론 나와 가족의 삶 속에서도
희로애락은 늘 함께 존재해 왔다.
아이의 일이 곧 나의 일이 되고,
나의 하루가 아이의 하루와 겹쳐지는 시간 속에서
기쁨과 걱정은 늘 한 자리에 있었다.
아침에 등교시킨 아들이
택시 사고로 병원 응급실에 있다는 연락을 받고
나는 그대로 택시를 타고 달려갔다.
병원으로 가는 동안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괜찮다는 말보다
괜찮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상상이
먼저 앞질러 갔다.
응급실에서 본 아들은
생각보다 차분한 얼굴이었다.
의사 선생님은
크게 이상은 없다고 말했다.
그제야 다리에 힘이 풀렸다.
괜찮냐고 묻는 엄마에게
아들은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넘어질 때
머리 아래에
노트북 가방과 책가방이 함께 깔려 있었대요."
그 말을 듣는 순간
가방이 아니라 누군가의 손이
아이를 받쳐 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설명할 수는 없지만
분명히 지켜진 느낌이었다.
사고를 낸 택시 기사님은
연세가 많아 보였다.
여든이 넘었다고 했다.
몇 번이나 고개를 숙이며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하셨다.
주머니에서 병원비를 꺼내는 손이
자꾸 떨렸다.
그 손에는
돈보다 더 많은 것들이
담겨 있는 것처럼 보였다.
놀람과 두려움,
그리고 책임감 같은 것들.
나는 병원비만 받고
그날의 일을 거기서 끝냈다.
법적으로는 더 할 수 있었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
맞다는 마음이 먼저 들었다.
아이도 크게 다치지 않았고,
사고는
사고로만 지나가게 두고 싶었다.
누군가의 주머니를
더 무겁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생각했다.
그날 아이의 머리 아래에는
가방이 있었고,
사고는 분명히 있었지만
그보다 더 크게 남은 것은
감사였다는 것을.
그 세계에서는, 사람 대신 가방이 먼저 손을 내밀 때도 있다고 한다.
그 주머니의 존재는?
아들은 그 뒤로 후유증은 나타나지 않았다.
지금은 16년쯤 지났고,
아들에게는 예쁜 아내와 딸이 생겨 세 가족이 알콩달콩 잘 살아가고 있다.
끝. 오늘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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