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가 살아있다
6화 도토리의 시작
봄이가 깜짝 놀라며 물었어요.
“엥? 무슨 도토리를 찾아요?
유리님, 제발 정신 차리세요.”
“봄이 넌 눈치가 꽝이구나.”
“…또 저 뭐 잘못했나요?”
유리가 손가락을 척, 하늘로 향하면서 말했어요.
“어제 내 양말 훔쳐간 도둑 기억 안 나?
저기 큰 나무 위로 도망친 그 다람쥐 도둑 말야!”
“아… 그 쪼르르 달아난 다람쥐 친구요?”
“그래. 그 녀석한테 도토리 선물하려고 그래.
내가 도토리 주면 양말도 돌려주지 않겠어?”
“근데… 그게 왜 착한 일이죠?”
유리가 당당하게 말했어요.
“선물은 착한 일이잖아!”
“유리님… 그건 거래예요…”
“봄아, 거래랑 선물은 달라.”
유리가 조금 진지한 눈빛으로 강조하듯이 말했어요.
“거래는 먼저 조건을 정하는 거잖아.
하지만, 선물로 내가 먼저 도토리를 주면
다람쥐도 미안해서 양말을 돌려줄지도 몰라.”
“그건… 보상 심리 아닌가요?”
“아니야. 마음이 먼저 움직이면 다른 마음도 따라 움직이는 거야.”
유리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어요.
“우리는 먼저 도토리를 줄 거야.
선물은… 내가 먼저 마음을 주는 거니까.”
봄이 그때야 고개를 끄덕였지요.
“…그러니까 착한 일은 계산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거군요?”
“그래. 누군가는 먼저 해야 하잖아.”
툭...
“그걸 거래라고 하면 세상 선물은 다 거래지!”
"윽 뭐야! 뭐가 자꾸 떨어져. 도토리구나. 와 신기하다. 도토리가 이곳에 많이 있어."
봄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유리를 쳐다봤어요.
“유리님… 무서워요.”
“왜?”
“유리님 눈빛이 지금 도토리 경제학자 같아요.”
“에이~ 나는 그냥 양말 찾는 사람일 뿐이야.
봄아 이곳에 도토리가 많아. 일단 주워서 모아보자.”
봄이 소곤소곤 작은 소리로 말했어요.
“…그럼 도토리는 그냥 주세요. 양말은 잊고요.”
“…그래. 그냥 주자.”
유리는 도토리를 줍다가 문득 멈췄어요.
“봄아… 이상하지?”
“뭐가요?”
“이 숲에 도토리가 이렇게 많은데,
나는 어제 그 나무를 그냥 ‘큰 나무’라고만 생각했어.”
봄이가 고개를 갸웃했어요.
유리는 천천히 위를 올려다보았지요.
까마귀 둥지가 있던 그 나무.
가지가 층층이 계단처럼 변했던 바로 그 나무.
“그 나무… 도토리 나무였어.”
봄이 눈이 반짝였어요.
“아… 그래서 다람쥐가 그 근처에 있었군요.”
유리는 조금 웃었어요.
“우리는 펜만 찾느라 그 나무를 제대로 보지도 않았네.”
유리는 도토리를 한 움큼 쥐고 멈춰 섰어요.
“봄아… 이 도토리들.”
“왜요?”
“이렇게 많이 떨어질 리가 없잖아.”
봄이는 잠깐 생각하더니 아차, 하고 눈을 크게 떴어요.
“아… 제가 별봉으로 가지를 계단처럼 만들었잖아요.”
유리도 같이 눈이 동그래졌어요.
“그때?”
“네… 그때 가지가 우두두둑 흔들렸죠…”
둘은 동시에 나무를 올려다보았어요.
“그래서 떨어졌나 봐요.”
유리는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그때는 까마귀, 펜, 나무 꼭대기… 정신이 하나도 없었지요.
도토리가 떨어지는 소리도 그저 바람 소리인 줄 알았어요.
봄이가 조용히 말했어요.
“그럼… 우리가 떨어뜨린 거네요.”
유리는 도토리를 손바닥에 올려보았어요.
“우리가 만든 일은 우리가 책임지는 거지.”
유리는 도토리를 품에 안고 나무 앞에 다시 섰어요.
“봄아… 다시 한 번 해볼래?”
“뭘요?”
“이번엔 공격 말고… 부탁.”
봄이는 고개를 갸웃했지만, 금세 알아들었어요.
별봉을 두 손으로 꼭 잡고 나무 앞에 섰지요.
연두빛이 살짝 반짝였어요.
“도토리 나무야…”
봄이의 목소리는 작았지만 맑았어요.
“어제는 우리가 급해서 너를 많이 흔들었어. 미안해.”
유리는 이어 말했어요.
“너의 나무에서 난 도토리, 정말 고마워.
그 도토리를 우리가 다 주웠어. 다람쥐들의 먹이인데…
우리가 많이 떨어뜨렸으니 다람쥐에게 선물하고 싶어.”
봄이가 별봉을 살짝 들어 올렸어요.
“다람쥐가 있는 곳을 알려줘.”
잠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요.
바람만 사르르 나뭇잎을 스쳤지요.
“안 되나 봐요…”
봄이가 조금 풀이 죽은 목소리로 말하려던 순간—
툭.
유리의 머리 위로 작은 것이 떨어졌어요.
“아야!?”
또 하나.
툭.
이번에는 나무 옆 덤불에서 바스락, 바스락 소리가 났어요.
그리고 작은 꼬리가 흔들렸어요.
쪼르르르—!
다람쥐 한 마리가 나타났어요.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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