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명언산책]행복과 욕심

by 동네과학쌤
너무나 많은 사람이 자신에게 부족한 것을 생각하고, 그것을 갈망하며 평생을 보낸다. 그리고 자신에 비하면 다른 사람들의 문제는 아무것도 아니라면서 자기의 불행을 과장하며 살아간다. 갖고 있지 않은 것만 아쉬워하며 가진 것에 감사하지 못하는 사람은 결코 행복할 수 없다. 왜냐하면, 현재 상태에 대한 불만이 크면 클수록 행복은 점점 더 멀어지기 때문이다.
법정 스님은 생전에 이렇게 말했다. "행복의 비결은 필요한 것을 얼마나 갖고 있는가가 아니라 불필요한 것에서 얼마나 자유로운가에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위에 견주면 모자라고 아래에 견주면 남는다. 일체유심조라는 말이 있듯 행복을 찾는 오묘한 방법은 언제나 내 안에 있다."
불행한 사람은 갖지 못한 것을 사모하고, 행복한 사람은 가진 것을 사랑한다. -하워드 가드너


나는 언제나 욕심이 많은 사람이었다. 20대에는 필요 이상의 물건을 사들이는 것이 일상이었고, 남들보다 먼저 신제품을 구입하는 얼리어답터였다. 킥스타터와 같은 펀딩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물건을 구매하기도 했고, 한 가지 물건을 사더라도 한 개만 사는 법이 없었다. 같은 디자인의 물건을 색깔별로, 크기별로 모아야 직성이 풀리는 맥시멈리스트였다. 쇼핑을 할 때마다 "이 정도는 필요해" 혹은 "나중에 꼭 필요할 거야"라며 스스로를 합리화했고, 가끔은 품절이나 절판을 걱정하며 "많을수록 좋다"고 자신을 속이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소비는 늘었고, 흥청망청 쓰는 습관이 몸에 배었다. 소비를 줄이고 절약할 생각은 거의 하지 않았다. 대신 소비한 만큼 더 많은 돈을 벌면 될 거라 믿었다. 사교육계에서 일하던 당시에는 가능한 일처럼 보였고, 실제로도 그때는 가능했다. 하지만 소비는 끝없이 늘어났고, 어느 순간 그 소비를 따라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이러한 탕진의 삶은 30대 초반 교사가 되면서 비로소 끝이 났다. 교사의 월급으로는 탕진할 여유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경험상 한 번 늘어난 소비 습관은 쉽게 줄어들지 않는다. 그것은 물건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었다. 내 마음속 욕심 역시 마찬가지였다. 불필요한 물건을 정리하고 덜어내려 할 때마다, 왠지 언젠가는 필요할 것 같은 마음이 들어 쉽게 비우지 못했다. 마음의 욕심도 마찬가지로 언젠가 꼭 필요할 거라는 착각 속에서 점점 더 쌓여갔다.


사람에게 욕구와 욕심은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욕구가 있어야 발전할 수 있다고 믿었고,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내가 그동안 추구한 것은 건강한 욕구라기보다는 끝없는 욕심에 더 가까웠던 것 같다. 욕심으로 가득한 삶을 살아가다 보니, 나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도 결국 나 자신의 욕심이었다. "나무를 심되 그늘을 바라지 말라"는 말을 알고 난 뒤론, 나도 보상을 기대하지 않고 그냥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자고 늘 생각했지만, 내 업무의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치거나, 원하는 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을 때, 신청했던 연수나 다양한 기회에서 탈락했을 때, 학생들이 기대에 못 미칠 때마다 화를 내고 있었다. 특별히 잘못한 사람이 없었기에 결국 그 화는 혼자 자신에게 내고, 또 스스로 풀어야 했다.


언제쯤이면 이 욕심을 내려놓을 수 있을까. 욕심을 내려놓으면 행복해질 수 있을지 자주 고민한다. 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결국 행복은 무엇일까 생각하게 된다.


중학교 3학년 시절, 행복이란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한 적이 있다. 좋은 직업을 가지고 윤택한 삶을 사는 것이 행복이라는 말을 주위에서 들으며 자랐던 나에게 행복은 결국 성적순이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자리 잡았다. 하지만 어느 날 시험에서 95점을 받은 나는 틀린 한 문제 때문에 분노하고 있었고, 70점을 받은 친구는 오히려 행복해하고 있었다. 그때 처음으로 행복이란 무엇인지 깊이 고민했다. 나는 지금 행복한가? 무엇이 나를 행복하지 못하게 할까? 20년 뒤가 되어 30대가 되면 행복할까? 20년 뒤의 행복이 현재의 행복보다 가치있을까?


당시 어린 마음에 내린 결론은, 행복이란 기대치를 충족하는 것이며 선택의 가지수를 늘리는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이 생각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욕심을 내려놓는다는 것은 결국 내 기대치를 낮추는 일일까, 아니면 선택의 가지수가 적더라도 행복할 수 있는 나만의 방식을 찾는 일일까. 아직도 나는 그 답을 찾아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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