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바다, 별빛의 궤적

by 동네과학쌤

밤이 수평선을 삼킨, 그 아득한 끝에서

희미한 등불 하나, 물결 위로 가만히 흔들린다.


작은 배 한 척, 그림자처럼 흐르는 바다 위에서

때론 길을 잃고, 파도의 낮고 낯선 숨결 앞에

고요히 멈춰 설 때면,

나는 저 먼 하늘 어딘가에 말없이 별자리를 그려둔다.


작은 곰, 작고 또렷한 빛들이

너의 항로를 부드럽게 어루만지면,

너는 이윽고 고요한 물살을 따라

스스로 노를 젓기 시작한다.


바람이 깊어지고 파도가 높이 치솟아

먹구름이 수면 가까이 내려앉을 즈음,

나는 성급한 손길을 거두고

바다 끝, 흔들림 없는 등대가 된다.

침묵의 불빛으로 너의 어둠을 비춘다.


안개가 시야를 덮어 앞도 뒤도 보이지 않는

불확실 속에 너를 가둘 때에도,

나는 조급히 안개를 걷어내지 않는다.

그저 구름 너머에 서서, 햇살이 천천히 깨어나는

시간의 숨결을 묵묵히 지켜볼 뿐.


빛이 수면을 타고 흐를 때,

너는 물결의 결을 따라 자신만의 항로를 발견하고

묵묵히 노를 젓는다.


그 모든 시간이 지나, 오늘의 너는

어제보다 먼바다 위를 조용히 항해하고 있다.


나는 여전히 밤의 끝자락에 서서

작은 등불 하나 들고

조금씩 멀어지는 너를 바라본다.


파도 위로 스쳐 가는 별빛의 궤적을 따라

천천히 눈을 감는다.

그리고 그 어둠 속에 오래도록 하나의 불빛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