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율쓰 Dec 13. 2020

the winter of discontent

2020. 12. 13.

1.

벌써 12월 13일이라니. 시간 참 빠르다.

오늘부터 날이 본격적으로 추워지니 정말 연말이라는 게 실감 난다.

올해는 어땠던 걸까?

변시는 붙었으나 취직은 힘들었던 한 해로 남을지,

그래도 나름 즐거운 기억은 있었던 해였는지.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려는데 쉽지 않다.


2.

집에서 잘 나가지도 않는데 - 그래서일까, 여러 가지 생각에 괴롭다.

일을 하면 좀 나을 텐데. 왜 취직이 안될까. 내가 정말 능력이 그렇게 없는 걸까.


매일 앉아서 취업센터 공고를 보고, 이력서를 여기저기 넣는다.

이걸로 충분한가? 아니면 알바라도 구해서 밥값이라도 벌어야 할까.


장류진의 [일의 기쁨과 슬픔]을 킥킥거리며 보다가도

'백한번째 이력서와 첫 번째 출근길'이라는 제목에 살포시 책을 덮었다.

바로 책장을 넘길 에너지가 없어서.

이력서의 이 자만 봐도 심장이 두근거린다.


3.

답답한 마음이 풀리지 않아서 무작정 브런치를 켰는데

내가 정한 매거진 제목이 생각나 갑자기 멍해진다.

평생 이렇게 백수로 살고 싶다니. 말 함부로 해서 벌 받는 건가.


4.

잊어버리고 있다가도 문득 떠오른다.

h신탁사 임원면접 마지막 질문.

다르게 대답했더라면 나는 지금 이 글을 다르게 쓰고 있을까.


5.

갈수록 너무 우울해져서 나름대로 이 겨울에 이름을 붙여본다.

길지 않은 인생에 - 이게 마지막 '불만의 겨울'이길.


지금이 너무 추운 다른 이들에게도 희망이 있길.

매거진의 이전글 땅이 꺼지는 듯한 절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