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의사결정에 누가 영향을 주고 있을까? 를 읽고
[예술경영 웹진, 문화예술 의사결정에 누가 영향을 주고 있을까? 를 읽고]
문화행정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업무 간
어떤 사람들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을까?
오늘의 질문이다.
위 글에선 문화행정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일반 고객의 기대보다
상위 조직, 부처장으로부터
의사결정 과정 속 영향을 더 받는다고 말한다.
당위적으로는 일반 고객의 기대대로
일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고 있으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데이터는 말한다.
이번 자료를 가지고 그렇게 해석하는 게 맞을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상위 조직의 요구는
자연스레 기관장의 요구에 영향을 미친다.
기관장의 요구는 그 기관 속 직원에게 영향을 미치니
당연히 직원인 직속상관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범주를 기관장의 요구와 직속상관의 요구로 나누는 건
측정 간 상당한 오차를 내기 쉽다.
답변하는 사람은 직속상관에게 큰 영향을 받더라도
기관장에게 꼼짝 못 하는 직속상관을 떠올리다 보면
자연스레 기관장의 요구가 더 강함을 인지하고
기관장의 요구쪽으로 답변할 가능성이 높다.
기관장의 요구와 상위 조직의 요구 간 관계도 마찬가지다.
범주 간 밀접한 관련이 있고
범주 간 관련성이 응답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기에
일반 고객의 기대가 반영되지 않는다고
응답자들은 답변하지만
정말 그럴지 의문이 든다.
상위 단체, 기관장, 직속상관 모두
일반 고객의 요구를 고민하고
각종 상황을 검토하여
자체적인 발전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해당 조사의 질문지 구성을 알 수 없지만
'일반 고객의 직접적인 요구가 받아들여졌는가, 아닌가' 만으로
응답자들이 답변했을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
일반 고객들의 직접적인 요구 대신
상급자의 요구가 더욱 빈번하기 때문에
일반 고객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진다고 느끼기 어렵다.
이번 자료는 범주의 애매한 분류와 편중된 응답 우려로 인해
응답자의 인식으로 이루어진 조사가 가지는 취약점이 아닐까 싶다.
행정과 문화예술은 사이가 안 좋은 것 같다.
행정인은 행정인대로 절차를 무시하는
자유분방한 문화예술인에 곤욕을 표하고
문화예술인은 행정과 탁상공론에 갇힌
고리타분한 행정인이 답답할 것이다.
어떤 사람의 요구던 항상 옳을 수는 없다.
일반 고객의 요구도 마찬가지다.
개인과 단체의 편리를 위한 요구도 얼마든지 발생한다.
행정은 거대한 사회 속 다수의 사람들이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한 하나의 정돈된 수단이다.
문화예술인들도 행정의 도움을 이해하고
행정도 문화예술인들이 원하는 바의 핵심을 관철할 수 있어야 한다.
너무나도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있기에
앞으로의 합의는 더욱 지지부진하고 어렵겠지만
인내와 이해를 바탕으로 한 건강한 협의과정이 자리 잡아야만
행정과 문화예술이 우뚝 설 수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