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도시재생 오디세이: 선미촌 이야기>를 읽고
예술경영 웹진 461호 수록된
<2021 도시재생 오디세이: 선미촌 이야기>를 읽고
전주시청 뒤편에는 선미촌이라는
성매매 업소 집결지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 곳에서 사는 사람들은
주변인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았을 겁니다.
동네를 향한 애정이라곤 찾을 수 없었을 겁니다.
소외된 공간이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스러져가는 구도심 지역에 도시재생의 바람이 불었습니다.
어두웠던 지역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밝고 새로운 에너지가 역동하는
창조의 공간으로 거듭나기 시작했습니다.
항상 쉽게 얻어지는 건 없다고 하죠,
어느 곳에나 욕심 가득한 사람들이 있기에
선미촌의 도시재생 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수록
투기를 위해 건물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증가했습니다.
올라가는 집값으로 한몫 챙기려는 투기꾼들의 등장으로
활기찬 선미촌의 도시재생도 원동력을 잃어갔습니다.
많은 관심이 도시재생 사업을 망치다니,
좋은 뜻에서 우리가 사는 마을을 새롭게 꾸미는 게 어려운 시대입니다.
사람들의 욕심 속 다시 스러져가는 선미촌을 살릴 수 있는 건
열정 있는 예술가들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술과 문화는 사람들을 끌어들입니다.
전주하면 한옥마을이 떠오르기 마련인데,
선미촌을 중심으로 한 문화예술촌이 자리를 잡는다면
또 다른 전주의 명물이자, 신진 예술가들의 터전이 될 수 있겠죠.
창조의 공간을 확보한다는 건 도시의 생명줄입니다.
성매매 집결지가 문화예술촌으로 바뀐다는 소재는
참 자극적이면서도 관심을 끌 수 밖에 없습니다.
성매매 집결지가 범죄의 온상이 되기 때문에
경찰청장까지도 관심을 가지게 되네요.
그 뿐일까요, 여성 인권을 위한 여러 간담회도 열립니다.
여성 인권, 범죄 해결 등의 키워드가 덕지덕지 붙었습니다.
선미촌이 담은 의미보다 제가 집중하고 있는 부분은
어두웠던 소외 공간이 문화를 접하면서 밝아지고 있는 점입니다.
평소 인권 신장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글도 쓰고 있지만
도시재생사업에서는 인권이 아닌, 문화가 핵심입니다.
새로운 신진 예술가들의 거점이 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과 관심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수단이 없는 공간은 의미를 다시 잃기 마련입니다.
전주의 새로운 장소가 자리잡을 수 있도록
선미촌을 향한 많은 관심의 방향이 엇나가지 않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