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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상민 May 03. 2021

신이 없는 교실, 학구열은 뜨겁다

<교실, 공부하는 아이들>

<교실, 공부하는 아이들>, 장 제오프루아 / 출처: 네이버


<그림의 힘>, 김선현(2021)의 책을 읽고
해당 그림에 대한 자유로운 개인적 해석을 다룹니다.

열심히 공부하는 프랑스 아이들을 보고 있자면,

덩달아 나도 글이라도 한 줄 써 내려가야 할 것 같다.


어찌나 열중하는지 선생님 쪽은 보지도 않고

열심히 뭔가를 하는 학생들도 있고,

선생님이 언제 내 쪽으로 오나~ 하고

선생님을 바라보는 아이도 있다.


프랑스 교육부의 의뢰로 그려진 그림이라고 한다.

학구열로 가득한 교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나도 한 번 공부해볼까 하는 마음이 들기 마련이다.

공부 열심히 하라는 교육부의 의도가 드러난다.

그게 전부일까?


교육부의 의도는 '단순히 공부 열심히 해라' 

그 이상일 수 있다.

19세기경 그려진 이 그림은 정확한 시기를 알 수는 없지만

종교에 잠식되어 있던 18세기 중세 프랑스를 넘어,

19세기 근대화된 프랑스, 종교와 분리된 교실의 풍경이다.


앞 줄 파란색 옷을 입고 자 비슷한 것을 대고 그리는 학생,

교실 맨 뒷자리에 아이들이 끄적이는 칠판 느낌의 종이,

종교적인 느낌과는 거리가 멀지 않은가?

프랑스, 공교육에서 신이 사라졌다.



프랑스는 '라이시테 국가'라고 한다.

라이시테?

중세에서는 종교가 곧 도덕이자 법이었다면

근대에 접어들면서 종교와 국가는 분리되었다.

'라이시테'란 종교와 국가를

완전히 분리함을 뜻한다.

도덕적 영역의 판단 기준이 종교가 아니며,

종교는 그저 사적인 영역에만 머무른다.


프랑스의 정치가 쥘 페리는 19세기 프랑스 교육의 개혁을 이끌었다.

'라이시테'를 법제화하여 프랑스의 교육 이념으로 삼았다.

학교에서는 더 이상 기도나 교리를 외우지 않았고

혼재되어 있던 종교와 도덕을 떼어 놓았다.

길을 잃었던 도덕을 시민교육과 함께 제 자리로 돌렸다.


그림을 다시 보자.

성스러운 기도나 교리, 십자가는 보이지 않는다.

학업에 열중하는 아이들, 변화된 공교육의 모습을 

그 당시 프랑스 교육부는 그림에 담고자 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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