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법상 개념과 난민 인정 기준
그동안 난민이 누군지 몰라도 괜찮았다. 난민은 나랑은 거리가 멀었으니깐.
우리나라 주변에는 난민이 발생할만한 국가가 없다.
중국, 일본, 러시아 같은 굵직굵직한 강대국으로 둘러싸인
조그마한 우리나라 속에 살다 보니 난민 볼 일이 없었다.
교과서 속, TV 속에서 어려운 상황에 처한 난민을 보는 게 다였다.
하루하루 사람답게 살기도 어려운 난민들을 보고 있자면
너무나도 안타깝고 도와주고 싶었다. 어쩜 좋아, 불쌍해라.
제주도에 예멘 난민들이 들어왔다고 한다.
500명 가까이되는 예멘인들이 입국해 난민 신청을 했다.
주변에서는 "제주도 가면 곳곳에서 예멘인들이 보인다고 제주도 여행 가지 말라"라고 그런다.
예멘이 대체 어딘데? 갑자기 무슨 난민?
예멘은 사우디아라비아 근처 국가다.
2015년부터 내전을 겪고 있기에 예멘을 빠져나온 난민이 발생했다.
예멘 난민들은 말레이시아에서 체류하다가
체류기한이 만료되자 제주도로 넘어왔다.
제주도는 관광업의 활성화를 위해 무비자로 입국을 허용하기 때문이다.
2012년, 아시아 최초로 난민법을 제정한 우리나라에 오는 게 낫다고 판단했으리라.
그래서 머나먼 예멘인들이 난민으로 우리나라에 왔다.
예멘은 이슬람교 국가다. 나랑은 확연히 다른 난민들은 두려움의 대상이 된다.
난민들이 여러 문제를 일으키고 치안이 악화되는 주범이겠지.
더 이상 그들이 불쌍한가?
내전을 피해온 예멘인들의 사정보다는 내 사정이 더 급한 법이다.
왜 하필 우리나라로 온 거지? 난민들이 일자리를 빼앗는 거 아냐?
가뜩이나 취업도 안되는데! 경제 상황도 안 좋은데
난민들 챙길 여유가 어딨어. 얘네 퍼줄 바엔 우리나라 국민들이나 더 챙겨주지 쫌!
총 484명의 예멘인들이 난민 신청을 했고,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난민 인정은 2명, 인도적 체류는 412명, 단순 불인정 56명, 직권 종료 14명.
예멘에서 언론인이었고 반군과 관련된 비판적 기사를 쓴 2명만 난민으로 인정되었다.
나머지는 난민법상 난민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484명의 예멘 난민이 아니었다.
2명의 예멘 난민과 482명의 예멘인이지!
위의 내용은 당연히 내 의견은 아니다.
대략적으로 난민을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내 의견과는 최대한 반대로 상상하여 적어보았다.
독자 여러분들은 난민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우리나라 사회에서 난민 문제는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의 문제가 되었다.
이번 『난민도 사람이잖아』에서는 세계적 화두인 난민 문제를 이해, 분석하고
인권감수성의 차원에서 난민 문제를 바라볼 것이다.
난민 이야기를 같이 나누기 위해서
난민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부터 차근차근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인종, 종교, 국적, 특정 사회집단의 구성원인 신분, 또는 정치적 견해를 이유로 박해를 받을 수 있다고 인정할 충분한 근거가 있는 공포로 인하여 국적국의 보호를 받을 수 없거나 보호받기를 원하지 아니하는 외국인, 또는 상주국으로 돌아갈 수 없거나 돌아가기를 원하지 아니하는 무국적자인 외국인"
- 난민법 제2조 1호, 난민 정의
제주도로 들어온 예멘인들 중 단 2명만이 난민으로 인정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난민법에서 정의하고 있는 난민 개념을 보았을 때,
484명 중 2명(겨우 0.41%만이 난민으로 인정받음)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난민으로 인정될 수 있을 것 같다.
난민 인정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유는
난민 인정요건인 박해의 입증책임이 난민 당사자에게 있기 때문이다.
난민 신청자들은 박해를 받을 우려가 있음을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난민 스스로가 관련 증거를 제출하기 어렵고,
우리나라의 경우 증거의 검토를 까다롭게 진행했기에 난민으로 인정되기 어려웠다.
난민법이 규정하고 있는 난민 개념보다
난민을 판단하는 기준과 판단의 엄격함 정도가
실무적으로 더 중요함을 알 수 있다.
위의 표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우리나라 난민 신청자 수는 급격하게 늘고 있지만
난민 인정률은 매우 낮다.
UNHCR(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한국의 난민 인정률(2000~2017년)을 3.5%로 추산한다.
OECD 평균 난민 인정률 24.8%와 비교했을 때,
현저하게 낮은 수치임을 알 수 있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난민 심사는
아시아 최초의 난민법 제정 국가라는 이름과는 달리 엄격하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난민법에서의 난민 개념과 현재 우리나라 난민 인정 현황을 간략하게 살펴보았다. 난민 문제는 이제 우리 문제가 되었고, 더욱 활발하고 적극적으로 문제에 대처해야 한다. 기존 난민법만으로는 격변하는 난민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난민 수용 찬반 여부부터 수용한다면 그 심사는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까지, 향후 논의될 여지가 매우 많다. 그러한 경향을 반영하듯, 이미 난민법 개정을 위한 열기는 매우 뜨겁다. 앞으로 함께 심각한 사회문제가 된 난민 문제의 핵심을 제대로 살펴보고 우리의 해결책을 고민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