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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상민 Mar 08. 2019

뚝 끊어지는 개연성, 상상으로 메워보자

영화 <베놈>을 보고나서


이번 영화는 <베놈>입니다.

항상 인기를 두루 받는 히어로 영화인데요.

세계관 속에서 악당으로 등장하는 캐릭터를

중점적으로 다룬 스핀오프격(번외편) 영화입니다.

영화 속 세계관을 안다면 더 깊게 즐길 수 있지만, 세계관을 몰라도 영화 속 여러가지 요소들로 영화를 충분히 즐길 수 있답니다.



매력적인 등장인물, 베놈


'베놈'의 장점은 매력적인 등장인물입니다.

악당이 주인공만큼 매력적일 때

영화 속 갈등은 더욱 극적인 양상을 이룹니다.

악당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고,

악당이 기억에 남는 강렬함을 지녔다면

이들을 둘러싼 갈등도 흥미진진하겠죠?

그런 의미에서 베놈이라는 매력적인 주인공은

영화를 더욱 맛깔나게 합니다.

매끈한 검은 피부, 쩍 벌어지는 입,

약간은 징그럽기도 한 베놈의 외형은

특이하면서도 매력적입니다.


직관적이지 못한 개연성


'네가 생각을 바꿔놓은거야' - 베놈의 대사 일부


영화 속 주인공이 베놈에게 한 행동은

"머리 (계속) 물어뜯을거야?"

라고 물어본게 입니다.

그런데 베놈은 왜 갑자기 지구를 구하려고할까요?

주인공은 그닥 한 일도 없는데

사람을 죽이려던 베놈이 마음을 고쳐먹습니다.


이 부분에서 개연성이 떨어지는 느낌이 확 옵니다.

이야기의 연결성이 직관적으로 다가오지 않죠.

관객들은 갑작스러운 베놈의 변화에

당황스럽고 이질감을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냥 넘어가긴 찝찝하죠.

왜 베놈의 행동이 변했을 지 함께 상상해볼까요?



문화의 차이, 베놈은 원래 착했다


베놈은 처음부터 착한 친구는 아니었을까요?

인간의 머리와 다리를 뜯어 한 곳에 모아두는

기행을 펼치는 베놈은 매우 잔학해보입니다.

지극히 인간 입장에서는요.


하지만 베놈 입장에서도 그랬을까요?

베놈의 입장에서는 관습적 행동일 수 있습니다.

신체부위를 정리하는 행동으로 쾌감을 느끼지 않고

그저 자신을 포함한 주변인들이 그렇게 해왔었기에

거리낌없이 행동했을지도 모릅니다.


그 근거로 주인공 에디의 의견에 잘 따릅니다.

인간을 죽이지말라는 에디의 말에

큰 거부감없이 따르는 베놈의 모습은

기존의 베놈 사회의 문화 대신

인간 사회의 문화를 습득하는 사회화 과정의 일부가 아닐까 싶습니다.


영화 마지막 부분에서도 주인공 에디가

베놈에게 생활양식을 가르치는 모습이 나타납니다.

어때요? 설득력 있지 않나요?



숙적 제거라는 정치적 이유


숙적을 제거하려는 목적도 있었을 수 있습니다.

베놈과 베놈의 팀 리더는 서로 반대파였습니다.

그러나 팀 리더의 영향력이 더 강했기에

고향에서 베놈이 우세함을 점하기 위해서는

베놈으로서는 팀 리더의 영향력을 줄이거나,

팀 리더를 제압할 방도가 필요했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정치적 이유를 바탕으로

베놈은 인간을 돕는다는 이유로

갑작스럽게 팀 리더를 적대시했을 수 있습니다.

팀 리더를 제거하여 베놈의 입지는 강화되었겠죠.


베놈의 행동에 대한 명분이

베놈 사회에서 충분히 이해될지는 미지수입니다만,

숙적을 완전히 제거했기 때문에

베놈은 스스로의 힘과 능력을 증명함과 동시에

경쟁자 부재 상태을 야기했습니다.

베놈은 나름 정치적으로 성공한 듯 합니다.



상상하는 즐거움을 제공한다


이처럼 개연성이 조금 떨어져보이는 부분도

영화 속 여러 요소를 바탕으로 상상해본다면

영화 감상만큼이나 즐거운 활동으로 이어집니다.


세상에 나쁜 영화는 없습니다.

부족한 영화를 보충하는 건 관객의 몫이 아닐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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