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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상민 Mar 07. 2021

<녹나무의 파수꾼>을 읽고

애초에 안 될 놈이라는 게 어딨어!

<녹나무의 파수꾼>, 히가시노 게이고, 2020

한창 뭐에 홀린 건지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에 심취했었다.

브런치 글로 소개드릴 틈도 없이

읽고, 읽고 또 읽었다.

잔뜩 읽은 책들을 이제는 정리를 하고자

가장 최근에 읽었던 책을 먼저 가지고 왔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다른 책들과는 조금 결이 다르다.

대부분 추리 스릴러 느낌이 많다면

이번 <녹나무의 파수꾼>은 따뜻한 책이다.

물론, 작가 특유의 반전 요소는 항상 들어있다.


주인공이 녹나무를 관리하는

가족 기업에 취업하게 되는 이야기다.

이렇게 요약해놓으니 정말 심플하지만

그 속 이야기들이 참 알차다.


결함 있는 기계는 아무리 수리해도 또 고장이 난다.
그 녀석도 마찬가지여서 어차피 결함품,
언젠가 훨씬 더 나쁜 짓을 저질러서
교도소에 들어올 것이다.
- 도요이 사장의 말, 본문 中 발췌


책의 핵심을 본문 문장으로 소개하려 한다.

초반부 주인공은 판매하는 기계의 결함을

손님에게 넌지시 알려주는 등

정직하게 장사를 하다가

다니던 직장에서 쫓기게 된다.

거기서 멈췄다면 좋으련만,

퇴직금도 못 받고 부당해고를 당한 게 분한 나머지

그 직장의 물품을 절도하다 잡히게 된다.


아무것도 모르고 주인공

녹나무를 지키게 되는 과정을 연결해주는 사건이지만

책 속의 핵심을 담고 있는 한 마디가 나온다.

직장 사장이었던 도요이 사장의 말을 위에 소개했다.


안될 놈은 애초에 안된다는 그 말에

소설 속 주인공도 진한 좌절감을 맛봤다.

하지만 늘 그렇듯

주인공은 녹나무 파수꾼의 임무를 잘 수행 해나가게 된다.


'애초에 글러먹은 사람은 없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아닐까 싶다.


녹나무에서 실패만을 겪는 한 인물이

어려움을 극복해내는 이야기도 나온다.

노래를 복원하고자 부단히 노력한 끝에

딸의 도움으로 복원에 성공한 이야기도 나온다.


주인공도 그렇다.

항상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려 했고

분노가 치밀 때는 그 나름대로 분노하고자 했고

딱한 사람이 있으면 돕고자 했다.


울창한 녹나무를 비추는 햇볕만큼이나

따사로운 작가의 마음이 책 곳곳에 스며있다.

부담 없고 반전이 있는 소설이 필요할 때,

이 책을 자신 있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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