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앗아간 우리의 평범한 일상
선선한 바람이 부는데 햇볕은 적당히 화창한 날씨.
온도와 습도가 높고 꾸물꾸물 회색빛이 도는 날씨.
나는 날씨에 온갖 영향을 받는 편이다.
기분, 건강, 컨디션, 감정... 모든 것에.
금방이라도 비가 올 것 같은 어둑어둑한 날씨엔 아무리 사랑하는 님(?)과의 약속이라도 외출이 꺼려진다.
햇볕 쨍쨍하고 화창한 날씨의 출근길은(물론 대부분의 출근길은 날씨와 상관없이 우중충하다는 것이 함정)
소풍이라도 가는 것인 양 발걸음이 가볍고 콧노래가 나온다.
날씨는 참 사람에게 많은 영향을 준다.
휴식이 필요하고 지쳐있던 사람을 밖에서 활동하게도 하고,
활기 넘쳤던 사람을 금세 우울의 늪으로 빠뜨리기도 한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은 일요일 오후이지만, 참 한가로운 시간이다.
카페 창가 너머로 보이는 살랑살랑 부는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이 마음에 여유를 가져다준다.
일요일 오후에는 내일 출근할 생각에 마음이 분주하기 마련인데, 오늘은 왠지 평-온하다.
귀차니즘 말기인 나에게도 "오늘은 산책이라도 나가볼까?" 하는 마음을 갖게 해주는 날씨라는 매직.
집순이 성향이 강한 나는 한 번 외출을 하려면 온갖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어디로 갈지, 차는 막히지 않을지, 사람은 너무 붐비지 않을지... 모든 조건(?)이 맞아떨어져 야만 비로소 나에게 외출이 허락된다.
이 좋은 날씨에도 맘껏 외출하기 어려워진 요즘, 내 몸과 마음을 온전히 컨트롤하기 어려워진 느낌이다.
외출에 온갖 조건을 따지던 내가 외출이 그리워진다. 아니 여행이 고프다.
여행이 나에게 주는 영향이 이렇게 클 줄 몰랐었는데,
여행지에서의 새로움과 경험과 휴식은 나의 일상에 생각보다도 많은 원동력이 됐었던 것 같다.
요즘은 내 일상의 많은 곳에서 허전함과 무기력을 느낀다.
무엇을 해도 예전보다 즐겁지 않고, 당장 무엇을 해야 좋을지 잘 모르겠는 순간도 더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