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에게 의미있는 추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MD의 열공모드
안녕하세요. 잘 지내고 계시나요?
요즘은 무슨 책 읽고 계세요?
저는 최근에 『생각의 쓰임』(생각노트 지음, 위즈덤하우스)이라는 책을 재미있게 읽었답니다. '사소한 일상도 콘텐츠로 만드는 마케터의 감각'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책이에요. 단지 사실만 나열하는 글보다는 자기의 생각을 담은 글을 쓰는 연습을 하라고 하는데 맞는 말인 것 같아요. 책에서는 생각을 어떻게 모으고, 정리해서 콘텐츠로 만들고, 나아가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는지 '생각노트' 저자 경험을 진솔하게 들려줍니다. 그런데 저는 본문에 담긴 내용들도 좋았지만 표지에 적힌 이 문장이 머리에 꽂히더라고요.
생각을 나눈다. 함께. 성장한다. 즉, 내 생각을 기록하고 공유하고 피드백을 받고, 그리고 남들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경청하고 이 과정을 거치면서 거칠었던 생각의 원석들이 조금씩 정교하게 다듬어져, 새로운 아이디어, 기획의 원천이 된다는 것이죠. 우리가 어떤 기획을 하든지 '누군가'를 생각하며 기획을 하잖아요, 온라인 서점 MD 역시 언제나 '독자'를 생각하며 여러 가지 일을 벌이고 있는데요, 만나보지 못한 독자님들을 상상하면서 끊임없이 다양한 추천 콘텐츠를 만들고, 쇼케이스를 관리하고, 사은품과 행사를 기획합니다. 마케터라면 누구나 그럴 테지만 트렌드와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촉각을 세우고 독자 한 분 한 분의 취향을 고려해서 적절한 책을 추천하고 '서점에서만 받을 수 있는' 특별한 굿즈를 기획합니다. 중요한 건 역시 '독자의 취향'을 누구보다 먼저 캐치하는 일일 텐데요, 이를 통해 만들어지는 콘텐츠는 서점 안과 밖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재료들'로부터 시작됩니다.
(** IT 분야를 예로 들어 작성하였습니다.)
하루에도 수십 종, 한 달이면 수백 종의 책들이 출간되기 때문에 담당하는 분야의 다양한 주제를 따라잡기가 쉽지만은 않습니다. 특히 IT 분야처럼 전문영역에 해당한다면 더더욱 그렇지요.(저는 문과생..) 브라우저 북마크바의 '읽을거리' 폴더에는 분야와 관련된 뉴스 채널의 바로가기 링크가 저장되 있어서 하루에도 수차례 들락날락하며 뉴스를 모니터링합니다. 스크랩할 기사들은 Notion에 저장해두지요.
새로운 책이 출간되면 출판사에서는 온라인 서점에 '보도자료'와 '증정도서'를 보내옵니다. 보도자료는 일종의 '출간 기획서'와도 같아요. 이 책이 어떤 의도로 누구를 대상으로 기획되어 출간된 책인지, 지금 독자들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 책인지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지요. 해당 주제를 포함하는 시장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주요한 '단서'들도 들어있구요. 해당 주제와 관련된 책들의 출간 경향을 함께 살펴보고 저자, 역자 소개글부터 베타리더의 추천사, 저자의 말, 역자의 말, 감수자의 말 등 꼼꼼히 살펴봅니다. 이 책이 속해있는 분류 내에서의 전체적인 출간 경향도 함께 살펴봅니다. 비슷한 주제의 책이 있다면 그 책과 비교해서 어떤 부분이 이 책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고, 어떤 내용이 새로 업데이트되었는지도 중요하게 살펴봐야 합니다. 실물 도서가 없다면 약 30~40페이지 분량으로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미리보기를 읽어보는 일도 빼놓으면 안 되는 일이죠.
블로그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다른 뉴미디어의 등장과 함께 잠시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진듯했는데요, 최근 블로그는 '느슨한 연대감' '나만의 공간'(*관련 기사)이라는 키워드와 함께 다시 주목받는 채널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나 IT 개발자들에게는 '기록과 공유' 문화가 있어 블로그에 글쓰기를 서로 독려하며 '성장'의 도구로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검색을 하다가 배움의 열기가 가득한 개발자들의 블로그를 우연히 발견하면 저도 많은 자극을 받게 됩니다. 블로그 글을 읽다가 모르는 내용은 검색을 통해 대략의 내용을 파악하고 관련 주제를 다룬 출간된 책들이 있는지 살피며 조각을 맞춰봅니다.
커뮤니티는 가장 실시간으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커뮤니티 성격에 따라 오고가는 정보, 콘텐츠들도 각기 다른데요, 커뮤니티 역시 기획의 재료를 수집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인 것 같습니다. 주제 별 활성화된 커뮤니티 채널이 다르기 마련인데요, 각각의 커뮤니티를 팔로우하기도 하지만 직접 커뮤니티를 운영하면서 독자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기도 합니다.
프로그래밍 강의 플랫폼(패**캠퍼스, 인*런 등)은 실무 중심으로, 취업을 고려한 강의 커리큘럼을 제공합니다. 다양한 주제와 난이도 별로 강의 콘텐츠가 있어 공부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데요, 특히 최근에는 '비전공자'를 대상으로 하는 입문 강의들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 IT업계로의 유입이 많아지면서 출판에서도 '비전공자'는 중요한 키워드가 되었습니다. 꼭 컴퓨터공학을 전공하지 않았더라도 이제는 비전공자도 마음만 먹으면 개발자가 될 수 있는 환경이 갖추어졌습니다. 실제로 비전공자인 개발자분들이 상당히 많다고 해요. 인강 사이트의 커리큘럼들과 온라인 서점에 등록되는 신간 출간 경향, 미디어나 블로그에서 주요하게 다루는 주제들을 함께 보다보면 독자분들이 현재 어떤 주제에 관심이 가장 많은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 영역은 조금 시간도 오래 걸리고, 다소 정제작업(?)이 필요한 경우인데요 채용사이트의 채용 상세정보로부터 기술 스택을 참고하여 기술 트렌드의 흐름을 살펴봅니다. 해외 기술 사이트들도 참고하여 지금 가장 집중해야 할 책(분야)을 선별합니다.
국내 IT 분야 출판에서는 영미권 도서가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높습니다. IT 전문서 중 일본도서(가끔 중국도서도 있긴합니다)의 번역서 비중도 꽤 높은 편이지만, 베스트셀러에 진입하는 책들은 비교적 적은 편입니다. 영미권 도서는 아무래도 아마존닷컴이 주 모니터링 채널입니다. 아마존닷컴의 베스트, 신간, 연관 도서 추천 목록을 살펴보면 출간 트렌드를 파악하고 예측할 수 있습니다. 기존 번역 출간된 국내서와 아마존 닷컴의 도서 정보를 비교하고 각각에 달린 독자 리뷰도 자세히 살펴봅니다.
담당하고 있는 분야에 전문성을 가지고 독자들과 소통하려면 계속해서 공부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유튜브에서는 주로 강의영상이나 최근 컨퍼런스의 발표영상 등을 찾아봅니다. 특히 컨퍼런스 발표영상은 책이나 인터넷에서 접하지 못하는 내용들도 많아 수시로 찾아보고 챙겨보는 콘텐츠입니다. 짧은 시간에 생각보다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렇게 수집한 '재료들'을 다양한 형태로 가공하는 일이 남았습니다. 어떻게 콘텐츠로 만들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는데요. 수백, 수천 종의 책들 중에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책은 어떤 책들일까?'에 대해 질문을 던져 봅니다.
온라인서점에는 독자들에게 필요한 대부분의 책들이 있습니다. 문제는 이 책들을 '어떻게 꺼내서 보여주고, 어떤 방식으로 책을 추천할 것인가' 입니다. 독자들이 서점에 방문해서 한 권의 책을 발견하고 새로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한다면 그보다 더 의미있는 일이 있을까요. 독자분들이 꼭 자신만의 기회를 발견하면 좋겠습니다.
위에서 나열한 다양한 채널에서 기획의 재료들을 얻고 콘텐츠로 가공하는 과정에서 생각합니다.
이 책이 독자들이 한 단계 성장하는 발판이 되면 좋겠다.
이 기획전이 꼭 필요한 사람에게 잘 전달되서
새롭게 시작하고, 도전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온라인서점에 전시되는 책은 광고인 것과 아닌 것이 있어요. 광고인 상품은 작은 글씨로 AD라고 표기가 되어있지요. 그 밖의 모든 영역들은 MD가 관리하고 있는 전시 영역들이에요. 웰컴페이지의 오늘의 책, 화제의 신간, MD의 선택, 분야 메인페이지의 다양한 큐레이션과 기획전 모두 독자들이 '의미있는 발견'을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배치한 콘텐츠들이랍니다. 나중에 온라인 서점에 방문하시게 되면 자세히 살펴보세요. MD가 여러분에게 꼭 도달하기를 바라며 배치한 책, 그리고 행사들을 만나실 수 있을거에요.
그러기 위해 저는 오늘도 커다란 바구니를 들고 '재료'들을 담으러 또 가보겠습니다.
오늘은 이만 줄일게요,
다음 글로 또 인사드리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