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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비 Dec 19. 2019

감기야 가랏!

오늘 아침에는 유모차를 밀고 병원에 다녀왔다. 올 겨울 들어 벌써 두 번째 감기다. 아이도 나도 일주일 넘게 콜록거리다 오늘에서야 살만해졌다. 겨울이면 목감기를 달고 사는 나를 닮았는지 아이도 올 겨울 내내 감기다.

다행히 열도 없고, 기침도 줄었고, 중이염도 오지 않았고 아이의 상태는 많이 호전되었다. 나 역시 따끔거리던 목의 부기가 가라앉았고, 기침도 줄었다. 감기약 만세!

유모차에 앉은 아이와 로보카 폴리 주제곡을 신나게 부르며 바람 쌩쌩 부는 길을 돌아왔다. 아이는 여느 날처럼 어린이집에 가고, 나는 운동을 하러 나섰다. 아프지 않고 일상을 이어가는 평온함은 그 무엇보다 소중하다. 보통의 하루가 이렇게 반짝이고 감사한 일인 줄 아프고 나면 그때야 깨닫곤 한다.


그러고 보니 마음의 감기도 어느새 잊고 살았다. 아이를 낳고 너무도 달라져버린 내 삶을 쉽사리 인정할 수 없었다. 내가 주인공이던 하루는 어디에도 없었다. 고달픈 몸과 공허해진 마음을 달래려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오늘은 또 무얼 하나 뱉어낼지 매일이 고민의 날이었지만 돌아보니 많이도 버리고 가벼워졌다. 글쓰기 만세!


100일의 글쓰기가 벌써 반을 넘겼다. 하고픈 얘기가 쏟아져 조급하던 처음과 달리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차분히 하루하루의 글을 쓴다. 지금은 그런데 백 편의 글을 모두 쓰고 나면 나는 또 얼마나 튼튼해져 있을지 모를 일이다.


겨울의 끄트머리까지 매일 글쓰기를 이어갈 것이다.

감기는 더는 오지 말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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