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렁치렁

구름몰이태풍

by 수요일

치렁치렁


구름이 치렁치렁하다
10호 태풍이 바다를 걸어오고 있다니
아마도 태풍이 큰 빗을 들어
가지런한 구름을 헝클어놓았다

늘어졌던 하늘은 어느새
보톡스라도 맞은 듯 팽팽하다
이럴 줄 내내 알았지
알았으면서도 내내 투덜거렸다

배고파야 사냥 하는 호랑이처럼
자연은 때가 되어야 움직인다
사람은 그 때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
아니 나 스스로에게만 오랜 시간을
안절부절할까

지구가 태양을 돌아 다시
제 자리로 와야 한 해가 바뀐다
지구가 스스로 돌아 다시
제자리라야 하루가 바뀐다

지구 안에서 오직 사람만 그걸 잊어
오직 나만 그걸 잘 잊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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