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적 폐허

by 수요일


사랑적 폐허

태어나기도 전 만들어진 길을 걷다가
문득 고개를 숙여 길바닥을 보면
어, 너는 나와 다르구나.

나를 만든 사람은 이랬으면 하고
너를 만든 사람은 이랬으면 하고

걷다가 밟다가 문득 왼발을 들어
이랬으면 하는 발걸음을 내딛을까 물러날까.

아마도 딛길 바랐을 거야 그러니,
이렇게 촘촘하게 마음을 깔아두었지.

사랑적 길을 걷는다면 부디, 바라.
실패한 길 말고 단단하게 다져진 길을
돌아보지 않고 걸어가길.

누가 만들었든
누군가 지나간 길은,
누군가 걷지도 못한 길보다
단단하단 말이야.

그 사랑적 길을 따라 걷고 싶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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