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비 05

단편소설

by 수요일

단편소설 꽃비
*
5

오늘은 기쁜 거짓말로 가득하기를, 하고 나니 거짓이라 슬픈 걸까.

막무가내인 사슴을 기어코 내보낸 꽃비가 구멍이와 다른 직원들 먼저 보내고 가게를 정리하고 나오니 꽃사슴이 가게 옆에 기대 서서 꽃비를 기다리고 있었다. 꽃비가 나오자 사슴은 바로 들러붙어서 계속 밥을 달라고 했다. 난 밥을 먹으러 왔기 때문에 밥을 먹을 권리가 있다! 라는 게 꽃사슴의 논리였다. 근처 분식점에 들어가려고 했더니 고개를 저었다.

내가 왜 며칠이나 굶은 지 알아?

왜 굶었는데?

저런 분식집에서 밥 먹었다가 배 아파서.

가지가지 한다.

근데 너 정말 서른 일곱이냐?

서른 일곱에게 이렇게 반말 해도 되는 거냐?

아무리 내가 나이 보는 게 어설퍼도 넌 절대 그 나이가 아니란 생각이 들어서 반말한다.

나도 스물 일곱이다.

거봐라. 사랑은 속여도 나이는 못 속이는 거거든.

그런 말이 어딨냐. 순엉터리.

하여간 갑이네. 만나서 반갑다. 밥 내놔.

비싼 데 갈 돈 없어.

너희 집에 가서 먹으면 괜찮을 거야.

말되는 소릴 해라. 네가 우리집에 왜 와?

밥 먹으러 왔단다 왔단다 왔단다.

놀고 있네.

꽃사슴이 애들 노는 노래로 받아치는 모습이 귀여웠다.

밥 줘. 정말 허기져서 죽을 거 같아.

넌 나만 만나면 죽을 거 같니? 그럼 나 안 보면 안 죽겠네?

그건 그래. 이상하게 너만 보면 죽기 일보직전이 되냐. 저리 가. 아니지 밥 줘.

어떻게 잘 알지도 못 하는 널 집으로 데려가서 밥을 해 먹이니. 말이 돼?

배고파 죽겠어. 밥 좀 줘. 살려줘.

아 꽃사슴이 아니라 거머리네.

꽃사슴은 또 뭐냐.

아냐. 네 이름을 모르니 친구가 지어준 네 별명이야.

나? 현수야. 꽃사슴 현수. 잘 어울린다.

난,

꽃비.

어라?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바보냐. 지난 번 촬영할 때 무지하게 불러대던데. 꽃비 어디 갔어? 꽃비 좀 찾아와. 꽃비 꽃비. 아주 귀에 못이 박혔지.

쳇,

하여튼 밥 줘. 꽃비야. 밥밥밥밥밥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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