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단편소설 꽃비_23
그 많은 죽은 매미는 누가 치울까?
여느 날처럼 레시피를 연구하다가 책상 앞에서 잠들고 깬 꽃비가 문득 요란한 창밖에 귀가 간다. 아침부터 창문만 열면 쏴쏴아거리는 매미들의 합창에 꽃비가 중얼거렸다. 매미가 죽은 걸 아주 가끔 한두 마리 본 적은 있어도 떼로 죽어있는 걸 본 적이 없는 것 같았다. 저 굉장한 매미들의 노래는 오직 구애만을 위한 울음이라던데.
사람들은 그 안타깝고 절절한 사랑을 너무나 쉽게 저버리고 팽개치고 외면하며 돌아서지.
으악!
깜짝 놀란 꽃비가 돌아보니 욕실에서 현수가 나왔다. 아마도 또 욕조에서 잠들었나보다.
언제 왔어?
새벽에.
어? 내가 왜 몰랐지? 철야 했으면 거기서 자지 피곤할 텐데 왜 운전해서 와. 위험하게.
너 보고 싶어서.
들어오는 소리도 못 들을 만큼 깊이 잠들었나? 아무튼 반가웠다. 나도 보고싶었다는 말이 혀끝까지 나왔지만 삼켰다. 뭐 굳이 티를 낼 일은 아니다. 꽃비는 근영이 커플과 먹고 마시며 놀다가 두 시 넘어서야 들어왔었다. 골아떨어질 만도 하지.
매미 누가 치우냐고 했지?
응? 아, 저렇게 매미가 많은데 막상 찬바람 불면 전부 사라지잖아. 마치 존재 자체가 없었던 것처럼. 신기해.
새가 먹고 고양이가 먹고 해가 먹고 나무가 먹어.
뭐? 나무? 에이 무슨
진짜야
나무가 육식?
아무튼 나무가 먹어서 소리도 없이 사라지는 거야
그런가?
그럴 것도 같기는커녕 육식하는 나무가 온 도시에 심어질 리가 없잖아. 하지만 현수가 거짓말을 할 이유도 없지. 따지지 않고 그냥 납득하기로 했다. 뭐 달리 답이 있는 것도 아니잖아.
오늘은 쉬어?
아니 너 얼굴 봤으니 또 나가야지. 다 못 끝냈어. 오늘 마저 해야돼.
아, 그래. 이따 저녁 때 내가 맛있는 거 해줄게.
오케이, 기대된다.
현수가 잠깐만 하더니 꽃비의 두 귀를 가만히 만진다.
응?
오늘은 소리가 요란한 날이네. 귀를 지켜주기를.
하긴 아침부터 매미 소리가 유난히 요란했다. 현수가 태워다줄까 했지만 먼길 가야하니 괜찮다고 했다. 그래 이따 봐~ 현수가 먼저 출근하고 꽃비도 집을 나섰다. 기대하지 않았던 선물을 받은 기분이라 아침부터 꽃비의 발걸음이 무척 경쾌했다. 냉가가 저만치 보일 때 꽃비의 폰에 근영이의 다급해보이는 문자가 떴다.
꽃비야 얼른 와. 난리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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