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비 25

단편소설

by 수요일

단편소설 꽃비_25

꽃비는 막내에게 미안했다. 퍼스트가 더 많은 일을 시켰기 때문인데 평소라면 하지 않을 일을 자기 때문에 하게 된 것이라 자꾸 손이 바쁜 막내를 잡아 세웠다.

스톱!

네?

그만, 넌 저기 좀 앉아서 쉬어. 나머지는 내가 할게

아 아니죠!!! 엄연히 막내 퍼스트는 저거든요? 막내 세컨드님은 오버하지 마세욧!

이거 실화냐 소리가 절로 나오게 퍼스트는 모든 그릇을 꺼내어 닦으라고 시켰다. 원래는 한 달에 한 번 모두가 나서서 하는 일을 꽃비가 벌칙으로 막내 롤을 받자마자 지시한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냉가 위생관념이 얼마나 중요한데 요즘은 뭔가 나사가 빠졌어. 이번 기회에 그 관념을 다시 되새기는 의미로다가!!! 막내는 모든 그릇을 깨끗이 씻어서 다시 정리하도록!

맞는 말이다. 위생이 얼마나 중요한데! 하지만 왜 하필! 왜 지금!!! 자기 때문이라는 생각에 고생하는 막내가 안쓰러워 챙기려고 한 말을 막내는 너무나도 그럴 듯하게 받아넘긴다.

옛썰~! 주의하겠슴다!

꽃비가 알아듣고 다 씻은 그릇의 물기를 하나하나 제거해서 컨테이너에 정리했다. 생각해보니 이건 자신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문제였다. 자기 때문에가 아니라 언제고 할 일을 하는 것일뿐.

막내퍼스트님! 밥 살 거니까 언제고 시간 비워서 알려줘요!

안알랴쥼!~~~ 호호홋.

막내는 막내다. 하여튼 퍼스트가 강짜로 시킨 일 덕분에 꽃비의 퇴근 시간이 많이 늦었다. 현수에게 맛있는 것 해주기로 했는데 현수가 먼저 와 있으면 배고파서 어쩌지. 걱정 하며 이것저것 사서 집에 도착했다.

막내 왔어?

응? 아니 대체 뭘 알고 대뜸 막내? 제발이 저린 꽃비다.

무슨 막내? 너도 스물일곱이라며? 나도 스물일곱!

내가 꽃비보다 생일이 빨라. 그러니 네가 막내지.

생일? 난 5월이거든?

난 4월!

4월? 칫 뻥 치시네. 4월 언젠데?

4월 5일. 암튼 너보다 빠름.

응. 배 안 고파?

배고파. 밥줘!

그래 ㅎㅎ 조금만 기다려!

현수는 뭔가를 줘! 하는 게 역시나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며 꽃비가 부지런히 음식을 준비했다. 현수를 위해 준비한 메뉴는 아이스 스테이크 냉면!

아...아이...스 스테..이크?

응!

아...아이스 스테이크... 냉면?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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