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단편소설 꽃비_26
자, 어떻게 먹느냐 하면!
그 때 현수가 눈을 감는다. 그리고 손을 모았다.
뭐해? 기도? 기독교야?
아니, 8월에 대하여
8월?
그래, 8월은 모든 생명이 살아남을 힘을 모으게 해주는 달이니까.
아, 그래서 8월에게 감사를?
응, 꽃비 너도 해. 8월에 어떤 일이 일어난다면 그건 나머지의 해를 버틸 수 있게 해주는 거니까.
두 사람이 가만히 눈을 감고 8월에게 감사한다. 뭔가 엉뚱한데 또 뭔가 그럴 듯해. 이 녀석! 꽃비가 실눈을 뜨고 현수를 가만히 본다. 아무튼 신비한 녀석.
이거 고기도 차갑고 냉면도 차갑네.
응 보통 뜨거운 고기에 차가운 냉면을 싸서 먹는 게 보통인데 그러면 뜨거운 고기와 찬 면이 만나서 딱 먹기 좋은 온도가 되기는 하거든. 부드러운 고기와 쫄깃한 냉면의 조화라고 할까?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는 두가지 모두를 제대로 즐기기보다는 그냥 입속에서 냉면의 맛은 사라지는 게 아닐까 했어. 그래서.
그래서 아이스 스테이크 냉면을?
응, 뜨거운 건 향이 강하고 차가운 건 맛이 진하지. 그런데 뜨겁고 찬 게 만나면 향도 맛도 반감될 테고. 그래서 차갑게 두 가지를 즐긴다면 음식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
좋아. 먹어보자.
현수가 국물 없이 메밀처럼 놓인 냉면을 젓가락으로 잡아 소고기로 옮기려고 하자 꽃비가 잠깐! 이라고 현수를 막았다.
이건 순서대로 먹는 거야. 일단 소고기를 소스에 찍어서 입에 넣어봐.
현수가 소고기 한 점을 집어 소스에 찍은 다음 입에 넣었다. 향이 그윽하게 입안을 맴돈다.
씹지 말고, 머금어. 그리고 냉면을 입에
혀 위에 고기를 두고 냉면을 집었다.
고기를 한 번 씹어봐. 그 다음 냉면을.
현수가 그대로 했다. 소스가 고기의 육즙과 함께 혀 위를 퍼진다. 그리고 냉면을 입에 넣고 같이 씹었다.
어?
응? 왜? 이상해?
냉면이 그냥 냉면이 아닌데. 이거 무슨 맛이지?
아 그거 버섯!
버섯... 그리고?
소스가 섞여서 그 맛이 날 거야. 소스는 겨자에 간장, 식초 약간에 올리브유 베이스로
아 잠깐만. 일단 먹고
현수가 가만히 오물거리며 음식을 먹는다. 그리고 맛있네 했다. 꽃비가 현수의 호평에 방긋 웃는다.
쾅쾅쾅!
거칠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난 건 그 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