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단편소설 꽃비_29
오후 내내 현수에게서는 연락이 없다가 정리를 마치고 오늘도 한잔? 이라고 하는 근영이 말에 그럴까말까 생각할 때 문자가 왔다.
집
아, 현수다. 현수 없는 빈집이 이젠 왠지모를 상실감이 들어 막 콜이라고 외치려던 꽃비가 아니 좀 피곤해서 들어갈래. 라고 말하고 얼른 집으로 향했다. 간사하기도 해라. 얼마나 봤다고 참...인간이란.
문을 열고 들어가니 물소리가 난다. 옷을 갈아입은 꽃비가 질문거리를 하나씩 정리했다.
나무냐 사람이냐 사람이냐 나무냐 넌 나무냐 사람이냐
옷 줘!
으악~ 다급해진 꽃비가 얼른 옷을 찾아 문앞에 놔두자 손이 스윽 나와서 집어간다. 집어가는 손 팔둘레에 선명한 자국이 보여 맘이 아프다.
으악! 너 왜 그래?
현수는 머리카락이 온통 그슬리고 얼굴에 팔 다리에 상처투성이다. 꽃비가 부랴부랴 약을 찾아 발라주려고 하자 괜찮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밥은? 먹었어?
아니 밥줘
대충 되는 대로 밥을 해서 차려주니 후딱 먹어치운다. 잠시 바라보던 꽃비가 밥을 다 먹은 현수에게 물었다.
이게 무슨 일이래? 전쟁이라도 치르고 온 거 같잖아
전쟁이 맞아. 전쟁이었어.
고개를 끄덕인 현수가 어떻게 말을 시작하지... 중얼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어떤 사람이 불을 질렀어. 숲에
어? 왜? 숲에 불을 지르면 큰일나잖아
큰일이 났지. 살아남은 나무를 찾아 물어보니 한 남자가 기름을 뿌리고 불을 놨다고 하더라.
잠시 눈을 감고 정리를 한 현수가 또박또박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주인은 남자인데 그 남자는 그 숲을 밀어버리고 개발을 하려고 한 건데. 그 허가를 기다렸는데 숲이 안 된다고 하니까. 숲을 산 건데 호텔 지으려고 했는데 불이 나니까 숲에 없어지고 개발을 하려고... 알아들을 수 있어?
아니, 잠깐만
혼란해진 꽃비가 가만히 손가락을 꼽으며 되새기더니 말했다.
오대수 숲이 사려니 숲인데 누가 거기를 개발해서 돈을 벌려고 그 숲을 샀고, 사려니 숲 때문에 허가가 안 나오니까 불을 질러서 폐허를 만들어서 개발을 하려고 했다?
아니 사려니 숲은 아니고 오대수 숲은 그 옆인데 겹쳐있어서 환경운동하는 사람들이 개발 반대를 했는데 그때문에... 중얼중얼
앗! 스톱! 아무튼 누가 일부러 불을 질렀다? 근데 너는 왜 다쳤어?
아, 불을 꺼야지
아... 맞다. 꺼야지. 꺼야 그래서 잘 껐어?
다행히도 꺼졌는데 오대수는 돌아올 수 없어. 사라졌어.
사라진다는 게 그 인간으로 치면 죽는 거야?
죽는 건 아니야. 오대수 숲의 모든 곳에 오대수가 있으니 죽은 건 아닌데 돌아오려면 몇 천 년이 걸릴 거야.
꽃비는 도대체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이게 어떻게 돌아가는 거지?
그럼 현수야. 대수가 나무인지 숲인지 그런 거면 너도 그거야?
어? 나? 나는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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