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한끼
노크가 두 번인지 세 번인지 잊었다.
그가 한 번만에 문을 열고 나왔는지
두드리지 않아도 미리 알고 나왔던지,
나를 기다렸는지, 아니면 꺼리는지
나는 알고 싶지 않다.
확인하지 않는 사랑은
심장을 지나가버린 소란.
나는 알고 싶지 않다.
내가 누구에게 꽃이 되었는지.
너에게 꽃이 되면서부터
나는 시들어갈 것이다.
때가 와야 내릴 비에
애태워 목마르고
아침이면 내릴 햇살이
밤새 그리울 것이다.
평화란,
원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
불안이란, 원래 그랬던 걸
일부러 그렇게 만드는 것.
평화로운 불안인가, 불안한 평화인가.
잊어야 한다면 잃기로,
잃어야 한다면 잊기로.
삶이 꽃이 되지 않아도 좋을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