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란 얼마나 늦은 것이냐
달팽이, 파업하다
느리다지만
그 시간으로는 나의 서른 배는 넘는 삶을
살았으리라
듣기 싫은 소리, 듣기 힘든 소리,
듣고 싶지 않은 소리도 서른 배로.
아마 그 소리들은 대부분
나의 입을 통해 나갔을 테고
그것이 공명 되어 달팽이를 지치게 했겠지
달팽이, 파업하다
이즈음에 달팽이는 드문드문
사과의 소리를 들었을 것이야
이즈음에 나는 스트레스들을 모아
소리 질러
모아 소리 지르다가 덜컥
내 소리마저 안 들리더니
사과 하지 않을 수 없더란 거다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인생이란.
소리를 거부하는 달팽이에게
미안했다. 내가 그 동안 할 소리 못할 소리
쉼 없이 질러대다가 이렇게 청음불가
돌이켜봤자 달팽이는 돌아오지 않겠어
후회란 참 얼마나라도 언제나 늦는 것이라
내 탓이다. 내탓이다. 내탓이다
불쌍한 내 달팽이 한 마리
이렇게 파업을 선언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