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침을 바라며
안개비아침
밤내 뒤척이다 만나는 아침엔
뿌연 안개비가 내렸으면 좋겠다.
맞아도 부담스럽지 않을 만큼만,
그러면 아침의 소리들도 비에 실려
바닥으로 내려앉고 마음도 또 그만큼
내려앉아 쉬고.
깔깔한 아침 눈을 두드리는 세상은
칼칼하지 않고 요란하지도 않게
부드럽고 촉촉하고 포근할 것이다.
조용하고 차갑게 여름 밤이 간다.
가는 건 나와 상관 없지만
그냥 이렇게 가버리고 나면 그래도
여름인데 허전하고 쓸쓸하리라.
봄이 가는 것은 꽃이 가는 것이고
여름이 가는 것은 바람이 가는 것.
내 바람은 이미 가을 어디쯤에서
하얀 코스모스를 만나고 있을 것이다.
아주, 아주 조금만
행복해지고 싶은 여름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