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원
불어터진 짜장면
배터리 문제로 애플센터 가로수길에 들렀다가 점심으로 짜장면을 먹을까하고 휘휘 둘러 걷는다. 2층에 업장이 있는 사장님들에겐 좀 미안하지만 요즘은 되도록 1층에 있는 곳을 선호한다.
2층에 중국음식점이 보인다. 5,500원이다. 지금 내 몸 상태로 2층은 솔직히 부담스럽다. 못 올라갈 건 아니지만 올라가고 나서 잠시 느낄 불편함이 싫은 것이다.
그곳을 포기하고 다시 휘휘 걸으니 몇 계단 아래로 반점이 보인다. 값은 좀더 비싸지만 그리로 들어간다. 맛을 따지고 맛집을 찾는 편이 아니라 별 기대를 안 해도 오랜 느낌이 드는 집답게 돼지고기도 좋고 채소도 좋고 맛은 괜찮다.
먹다보니 늘 불어터진 짜장면을 먹어야 하던 시절이 떠오른다. 한 그릇 500원. 지금 나는 2층 올라가는 것도 싫어서 일부러 1층 언저리를 찾아다니다가 500원을 더 주고 이곳에 왔는데, 그때 짜장면을 배달하던 사람은 500원을 벌기 위해 엘리베이터도 없는 8층 교지편집실로 배달을 해야했으니 무척 힘들었을 것이다.
비탈을 힘겹게 올라 다시 8층을 오르는 동안 짜장이고 짬뽕이고 퉁퉁 불어터지기 마련. 배달을 시킨 교지편집실 누구도 면이 불었다, 음식이 식었다고 불평하지 못했다. 내려가서 먹고 오자면 갔다가 올라오는 동안 배고파진다며 불어터진 짜장면을 맛있게 먹던 그때 배달하신 분께 새삼 미안하고 또 고맙다.
오늘 점심은 기억짜장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