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에게 다가가지 마시오
살아지다
그러려고 한 것도 아닌데 물 한 모금 주지도 않으면서 파고 들어와 마음끝 타들어가게 해. 보이지도 않게 머물러, 있는 듯 없는 듯 애타게 하고 눈을 가늘게 떠도 초점 잡히지 않는 아련함으로 올 것 같지 않은 시간을 기다리게 해. 먼 곳으로 떠났다가 돌아온 것처럼 편안하게 머물게 하다가 문득 드러나버린 방구석 먼지들처럼 귀찮게 코끝을 찡긋거리게 해. 발가락이 마음처럼 머무는 걸 못마땅하게 만들어. 떠나게 해. 다시 떠나게 해. 보이지도 않고 잡히지도 않게 주변을 맴돌다가 잡으려고 하면 한 걸음 머물려고 하면 또 한 걸음, 사람하려고 하면 또 한 걸음. 가까이 하려면 할수록 점점 멀어지는 시간처럼 삶처럼 꿈처럼 희망처럼, 그대처럼 사람은 이래, 봄인가 하면 여름인 것처럼, 뜨겁다가 어느새 가을이 되어 넋도 없이 떨어지고 차가운 낙엽 속에 파묻혀 그립다가,
그립다가,
그립다가 사라지는,
그립다가 그립다가
그립다가,
살아지는,
사람은, 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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