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극 ,지다

져라 그만 꺼져라

by 수요일


자극지다

이게, 사는 게 변해가는 걸 가장 늦게 깨닫는 것 중 하나가 자극에 관해서다. 신경이 촘촘할 땐 역설적으로 아주 작은 자극에도 큰 반응을 했던 것 같다. 그러니 영화를 보더라도 더 자극적인 걸, 더 충격적이거나 스펙타클하거나 히어로한 것들을 찾았다. 질풍노도의 지적 네비게이터 밖에서 세상 밋밋한 것이 삶이라

이즈음은 그냥 더 삶 같은 영화가 좋다. 심지어 다 끝나고 나면 영화 제목도 기억이 나지 않을 만큼 밋밋한 영화. 총 싸움도 복수도 없고 폭발이 멋지거나 히어로의 굉장한 액션도 없는 거 말이다. 길을 걷다가 지나쳤음직한 대화로 씬들로 가득 차 보다가 스르르 잠이 올 만큼 일상인 영화.

자극은 이제 나의 생에서 졌다. 어떤 자극도 이 생에서 만나고 싶지 않다. 자극이란 게 영화처럼 원해서 오고 원해서 안 오고 하는 거 아니란 거 안다만, 이 삶 자극은 이제 더 이상 ,지다. 그만 지다. 져라. 아예 꺼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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