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것

나에게 너에게

by 수요일


남은 것

누가 그런다. 아, 집에 딱 가면 수고했다고 씻는 동안 밥 차려주고 밥도 혼자 먹지 않고 야근한 나를 기다려 같이 먹어주는 사람, 먹으며 회사에서 있었던 참 한심한 일 기분 나쁜 일, 골치 아픈 동료, 무책임한 상사, 선을 건너는 사람들 이야기에 감탄하고 놀라고 이런 쌍 해주고.

갑자기 숟가락 놓고 옆으로 와 가만히 안아주는 사람... 있었으면 참 좋겠다. 라고 누가 그러니 옆에 있던 누가 그런다. 세상이 지금 어느 세상인데 김지영보다 20년은 더 지나간 세상을 바라나. 일이나 하시지. 라고.

그러네. 김지영보다 20년 전엔 엄마가 아버지에게 그랬다. 밥 차려주고 같이 먹으며 말 없는 아버지를 말없이 보며 밥을 먹고 다 같이 빙 둘러 누워서 빨간 밍크 담요 속으로 발을 집어넣었던 시절에는 그랬지. 지금은? 아무렴 어때.

나를 떠난 너 너 너 부디 쭈그렁 쭈그렁 하지 말고 반듯해라. 행복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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