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아래가 내 자리?
꽝 난 이벤트가 끝났다
디렉터로 가기로 한 자리, 그 자리의 원주인이 퇴직 의사를 번복하여 나는 붕 뜨고 말았다. 반 달 동안 업무를 감 잡은 후 책임자가 돼야 했을 나는 그 시점부터 원래 빠졌어야 했는데 문득 12월을 더 일하기로 했다.
업무는 별거 아닌데 문제는 그 업무라는 기타 등등의 서류처리를 손 놓은 세월이 어마무시하다는 것이다. 20여 년이 넘는 시간을 하지 않던 걸 하다 보니 실수도 잦고 놓친 것도 많았다. 하지만 누굴 탓하리.
나이 들었음을 느꼈다.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보냈던 것들이 내 일로 돌아오면서 뭐든 다 할 수 있다고 믿었던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바닥을 쳤다. 더구나 스물몇 해, 내 삶의 절반쯤 살아온 (선임) 직원들의 코치를 받으며.
이제 다 지난 일이 되고, 난 다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카피라이터/편집자인 프리랜서로 평일에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러 지하에 내려가는 여유를 누리고 있다. 커피도 새로 타고, 여러 일을 처리했다. 무척 능숙하게.
내 삶의 이벤트는 진행 중인가 보다. 이벤트에 더해질 당신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또다시 비슷한 이벤트가 생긴다면 기꺼이 다시 도전할 거라고 생각 해본다. 일단은. 더 따지지 말자. 한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