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콤빠니에 4-3

핑크 돼지 두 마리

by 수요일


아 콤빠니에 4-3

수정씨가 아이들이 모여 숙제하는 방을 슬쩍 보고는 박씨에게,

-일하는 데서 보너스 대신 리버스 고기를 줬어요. 아이들하고 구워 먹었는데 당신한테는 그런 걸 먹일 수 없어서 당신 거만 진짜 고기를 산 거.

박씨가 어제밤 일을 생각하며 한숨을 내쉴 때 음식물 쓰레기 수거 트럭으로 다가오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품에 자루 하나를 안고 있었는데 가만히 보면 자루가 꿈틀거리는 게 느껴진다. 생각에 잠겼던 박씨가 사이드미러로 그 사람을 보고 창으로 고개를 내밀며 말했다.

-형님 그게 뭐래유?
-하늘이 무너져도 우리가 솟아날 구녕이지?

그 말에 박씨가 차에서 내려 오씨가 들고 온 자루를 이리저리 살펴봤다. 순간 자루가 꿈틀하며 끼에에엥 소리를 질렀다.

-이눔이 배고픈개비네.

오씨가 자루를 바닥에 내려놓고 주둥이를 벌리자 분홍빛 돼지 새끼 두 마리가 기웃거리며 밖을 보다가 조금씩 밖으로 걸어 나왔다.

-돼애지유?

박씨가 이거로 뭘 어쩔라규? 라는 눈으로 오씨를 쳐다보자 오씨가 손가락으로 트럭을 청소할 때 여는 커버를 가리키며 열어봐 했다. 박씨가 뒤통수를 긁적거리며 커버를 열자 오씨가 돼지 새끼 두 마리를 탱크 안에 들어 넣고 커버를 닿았다.

-안에 불 있지? 켜봐

오씨가 박씨를 운전석으로 불러 말했다.

-그 오류 잡는 카메라 말유?
-그려. 언능 켜봐.

박씨가 탱크 내부를 비추는 CCTV 스위치를 켰다. 잠시 후 모니터에 탱크 내부가 드러난다. 그 안에선 배고픈 돼지 새끼들이 탱크에서 미처 저장고로 내려가지 못한 찌꺼기를 핥아먹고 있다가 불이 환하게 켜지자 조명 쪽을 보며 끼에에에엥 거렸다.

-워뗘?
-쟈들이 먹으믄 얼매나 먹는다고 우리가 큰 트럭처럼 작업한대유?
-두고 봐. 만만치 않을겨

오씨가 장담을 한 것처럼 신기하게 그날부터 음식물 쓰레기 수거의 양이 늘기 시작했다. 석 달 정도가 지나자 결국 맡은 지역의 음식물 쓰레기를 모두 치울 수 있게 되었다. 사람들은 작은 트럭으로 그 많은 양을 치우는 이들에게 아무도 관심이 없었다. 어쨌든 쓰레기만 사라지면 되는 것이다.

그렇게 1년이 지나고 오씨는 커버를 열어 돼지 한 마리를 꺼냈다. 돼지는 아무렇지 않게 쑥쑥 자랐고 구멍을 빠져나오느라 꿱꿱거렸다. 오씨가 청소용 호스로 돼지들을 목욕시키고 물을 주었다. 돼지들이 기분이 좋아 끼야끼야 거렸다. 꺼낸 돼지 한 마리는 오씨가 한 마리는 박씨가 데려갔다. 다음 날 오씨가 다시 돼지 새끼 두 마리를 들고 와 탱크 안에 넣었다. 이 돼지들이 다시 1년간 작은 트럭으로 오씨와 박씨의 식구를 먹여 살릴 거였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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