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꼼빠니에 4-2

돈돈 하는 이유

by 수요일


아 꼼빠니에 4-2 - 아부지 댕겨오셨슈?, 다녀오셨어요?, 아바바 아바바 첫째부터 막내까지 우르르 달려 나온 아이들이 인사를 했다. 이렇게 보니 박씨가 돈돈 하는 이유가 있었구나 싶다. 어쩌다 보니 먹여야 하는 입들이 애 여섯에 어른이 셋. 정치하는 놈들, 둘째부터 지원금 백만 원씩 준다고 꼬셔서 적금 붓듯 하나만 더 하다가 애가 여섯. 호재, 호수, 호영, 호진, 호원. 그리고 첫째 호정이다. 월 오백만 원의 자녀수당에 박씨가 버는 것까지 합하면 돈돈하지 않아도 될 만큼인 돈인데. 통일을 이루고 삶을 풍요롭게 해준 정부를 국민은 15년 만에 갈아치웠다. 많은 혜택이 축소되거나 사라졌다. 바뀐 정부는 특히 둘째부터 주던 자녀수당을 다섯째부터 지원하는 것으로 일방적으로 바꿨다. 다섯째라니. 나라에서 아이를 박씨처럼 낳은 이들은 북쪽을 빼고는 막상 얼마 안 됐다. 즉 자녀수당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것. 통일이 된 탓이었다. 북쪽의 주민들은 자녀수당으로 생활하는 가족이 늘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북쪽 인구가 남쪽 인구를 넘어섰다고 했다. 통일 20년 만에 벌어진 어마어마한 인구 역전이다. 퍼주기 정부라며 여당을 공격할 때마다 박씨는 그게 얼매나 되겠냐고 거칠게 야당을 욕했는데 통일한국의 현실은 이러니 정부가 매년 지출하는 복지 자금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당연히 그만큼 세금도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세금을 줄이면 뭐가 준다? 기울었던 운동장의 평형을 조금이나마 맞춰주던 장치가 사라지는 것이다. 박씨와 같은 가족은 근근이 유지해오던 삶의 하한선을 부쩍 끌어내릴 수밖에 없었고. - 뭔 냄새여? 괴기 꿨나? 씻고 나온 박씨가 코를 킁킁거리며 말했다. - 얼른 앉기나 해. - 수정씨는? 엄니는? 애들은? - 어머니랑 애들은 배부르게 먹었어. 수정씨가 자기도 많이 먹었다며 수북한 불고기 접시를 내려놓았다. - 와따 맛나겄네 박씨가 고기 한 점을 집어 냄새를 맡아보고 입으로 가져갔다. 막 입에 넣으려는데 다섯째가 다가와 침을 삼켰다. 박씨가 입에 고기를 넣어주자 수정씨가 다섯째를 끌어다 무릎에 앉히고 당신이나 얼른 먹어. 한다. 아이가 고기를 오물오물 씹어 삼키고 엄지를 탁 들었다. - 괴기는 역시 진짜 괴기가 최고여! - 응? 애가 시방 뭔 소릴 한겨? - 뭘 먹긴, 괴기 잔뜩 먹었지. 호진아 아빠 드시게 방에 가서 놀자. 시방 이것이 뭔 소리여?




keyword
작가의 이전글아 콤빠니에 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