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브레이커

하이에나는 최소한 너희들보다는 정직해

by 수요일


단편소설 갤럭시 브레이커


06


랜디 랜디? 랜디…


이룬은 랜디가 떠나고 눈앞에 닥친 어둠을, 그 편견을 견뎌 낼 자신이 없었다. 이룬은 끝까지 랜디에게 말하지 못한 그것을 결국은 끝까지 속에 품고 견디며 살아가야 하는 자신이 너무나도 원망스러웠다.


- 저 애라며?

- 정말?

- 그래! 몸보신하려고 잡았다잖아

- 아 그래서 남편 될 남자가 갤럭시 브레이커에…

- 그래. 그거지. 남편 잡아먹은 거지.

- 세상에나… 어쩌면

- 그래. 제 몸 튼튼해지려고 동물을 잡아서

- 정말 그 피를 먹


- 아니! 아니에요! 그건 사고였다고요! 사고야!


이룬이 수근거리던 마을의 여자들을 향해 소리를 질러 의사를 표현한 건 처음이었다. 그냥 지나가려니 하고 넘겼는데 오늘 저들은 이룬을 잡아먹으려고 드는 하이에나 같았다. 아니 하이에나를 죽인 건, 사고였다. 아니 사실은 랜디가 이룬을 지키려고 한 거지만 결과적으로 이룬은 살고 하이에나는 죽고 랜디는… 랜디.


며칠 후 지구연방 소속 관리자들이 랜디의 일상품과 편지를 건네고 랜디가 훈련을 잘 견디고 있다고 전해주었다. 훈련을 잘 견딘다니… 무슨 훈련이 견뎌야만 견뎌내는 거야. 그런 훈련이 어디 있어. 그건 고문이지. 이룬은 아침에 깰 때마다 랜디의 고통에 찬 신음이 귓가에 들리는 것 같아서 쏟아지는 신 지구의 햇살 사이로 눈물을 펑펑 쏟았다.


- 몰랐어? 태양계와 태양계를 건너다니는 일이 하루 이틀에 되는 일이야? 가장 가까운 태양계도 우주력으로 7~80년이 걸린다는데.

- 우주력으로요? 세상에. 그럼 다음 태양계에 도달하기 전에 이 신 지구는 다음 세대를 맞이하겠네요.

- 당연하지 그걸 말이라고.


이룬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문을 박차고 뛰어나간 건 순간이었다. 사람들은 그저 무슨 일이 있나 싶어 고개를 돌리고 그만이었다.


- 세대가 바뀌어? 그럼 나는? 그럼 그럼…


이룬은 생각을 정리하기로 했다. 지금 중요한 건 생각이야. 지금은 오직 생각만이 우리를 구할 수 있어.


치미는 슬픔을 누르고 생각을 가라앉히려고 이룬이 랜디의 옷가지를 손에 잡고 드는 순간 사이에서 전단 같은 종이를 발견했다. 지난번엔 지나친 슬픔으로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인쇄물이었다.


- 그대는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할 기회를 저버리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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