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브레이커

이생에는 만날 수 없는 가족

by 수요일


단편소설 갤럭시 브레이커


07


- 사실인가요?

- 무슨 이야기인가요?

- 태양계와 태양계를 건너는데 한 세대가 지난다는 말이?

- 아 그건… 그건 조금 오해의 여지가 있지만, 정확히는 그렇긴 합니다.

- 그렇긴 하다니요. 그럼 랜디는. 랜디는 살아서 돌아오기는 하는 겁니까?

- 아 물론입니다. 랜디는 아무 문제 없다면 무사히 돌아올 겁니다.


관리관의 말에 이룬이 참았던 숨을 몰아쉬며 가슴을 부여잡았다. 아… 정말 다행이야. 다행이야. 우리는…


- 다만…

- 다만?

- 네 다만, 랜디가 돌아오면 우리는 더 이상 이곳에 없을지도 모릅니다.

- 그게 무슨?

- 갤럭시 브레이커 파일럿들은 수면 항해를 합니다.

- 네? 수면 항해라니요. 자면서 움직인다는 건가요?

- 맞아요. 그들은 항성과 항성 간 이동을 하며 잠을 잡니다.

- 자더라도요. 자면서도 나이는 먹고 몸은 늙어요. 그렇지 않나요?


이룬이 관리관을 바라보았다. 관리관이 이룬의 눈을 비리 보고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 임무가 끝날 때까지 파일럿은 생존해야만 합니다. 그게 신 지구연방의 법이에요.

- 어떻게요? 어떻게 살아있죠?

- 수면 항해 중, 마치 동면을 하는 것처럼 최소한의 신체 대사만 유지하고 항해를 한다고 들었어요. 그러니까

- 그러니까?

- 네 생각대로입니다. 신체는 최소한의 대사만 하기에 예를 들어 우리가 십 년을 사는 동안 일 년의 시간을 보낸다는 겁니다.

- 우리가 백 살이 되면 랜디는… 랜디의 삶은 겨우 십 년이 지난다는 거예요?

- 그래요. 그건 파일럿의 숙명이에요.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지구에는 가족이나 친지, 친구, 지인은 아무도 남아있지 않을 거라는 걸 파일럿들은 사전에 모두 알고 떠나는 거죠.

- 알고 떠나요? 그럼 우리는? 우리는요? 우리는! 우리는…

- 우린… 자연의 순리대로 나이 들고 늙어 때가 되면 자연으로 돌아가야죠. 이룬, 그냥 랜디가 남겨준 것으로 나머지 일생을 편안하게 보내요. 그게 이룬의 최선 아닌가요?


절망한 이룬의 눈에 그 전단이 보였다. 가족을 혼자 두려는가. 당신은?


녹색 건물은 신 지구연방의 어느 별에서도 병원들이 모인 거리였다. 그런 녹색 건물이 줄지어 늘어선 거리를 이룬이 넋을 잃은 것처럼 걷고 있었다. 이룬은 정신이 어디 먼 우주에 워프라도 한 것처럼 영혼이 텅 빈 눈으로 거리를 걸었다.


- 뭐라고요?

- 시간이 맞지 않아요. 이룬. 이룬은 이룬의… 이룬은 다 가질 수 없어요.

- 그럼 그럼 어째요? 어쩌면 돼요? 나더러 어쩌라고요? 나더러 뭘! 어쩌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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