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브레이커

멀고 멀고 길고 긴 여행

by 수요일


단편소설 갤럭시 브레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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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으로 돌아오는 동안 이룬은 줄리비에가 말한 그 낙원을 평생 경험해보지 못하리라 생각하며 아쉬움을 느꼈다.


- 그 낙원은 정말 아름답고 행복하겠죠?


관리자가 이룬을 보다가 그 부분에서 잠시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는 이룬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 맞아요. 아무런 근심과 걱정이 없는 파라다이스. 갤럭시 브레이커 파일럿 지원자들은 임무를 마치면 그 가족과 함께 파라다이스에서 평생을 살게 됩니다. 하지만 이룬, 이룬은 그보다 더 큰 혜택을 아이의 아이의 아이의 아이까지 받게 될 거예요. 이런 일은 커뮤니티 그 누구도 경험해볼 수 없는 특별한 일입니다.


이룬이 입속으로 ‘대대로’를 되뇌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붉은 노을 사이로 3개의 달이 서서히 떠오르고 있었다. 신 지구 연방의 반구에는 고층 빌딩이 없어 노을은 반구의 형태로 천공을 띠처럼 둘러 땅으로 향하고 그 사이로 떠오르는 세 개의 달도 노을에 휩싸여 붉은 망토를 두른 여신처럼 그림자를 그리며 이룬을 따라왔다.


농장에 도착한 수송선이 이룬을 내려놓고 돌아갔다. 이룬은 컨트롤 패널을 열어 관리 로봇을 불렀다. 잠시 후 농장 어딘가에서 이룬을 대신하여 양을 돌보던 로봇이 궤도차를 타고 돌아왔다.


- 부르셨습니까. 주인님

- 그래. 진. 별일은 없지?

- 네 주인님, 랜디 주인님이 세팅해주신 스케줄 대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 좋아요. 진 이제부터 내가 하는 말을 잘 들어야 해.

- 네 대기 중입니다. 주인님

- 나는 이제 여행을 떠날 거예요. 아주 오래고 아주 긴 여행을.

- 네

- 그동안 진이 주인이 되어 이곳을 돌봐야 해. 이제 그 내용을 하나하나 일러줄 거예요. 자 첫 번째는 양들의 사료 공급에 관한 프로토콜이야. 시스템 접속-사료 코드는 9, 6, 9-사료 주문 및 결제-배송, 다음은 번식을 위한 프로토콜, 시스템 접속-번식 코드는…


진이 가끔 응답을 하며 이룬의 지시를 그대로 프로그래밍했다. 이룬의 조곤조곤한 목소리가 밤새 들릴 것처럼 이어졌다. 신 지구 연방의 하늘에 뜬 3개의 달이 기우는 동안 새벽이 조금씩 농장을 기웃거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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