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브레이커

존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신체가 있어야 한다

by 수요일



단편소설 갤럭시 브레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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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룬이 농장이 작고 작아져서 마침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내려다보았다. 진과 마리에가 떠오르는 수송선을 향해 끝없을 것처럼 손을 흔들었다. 피가 흐르거나 흐르지 않거나 함께했다는 것만으로 이룬은 너무나 따뜻했다. 감사와 사랑하는 마음을 다해 사라져가는 그들에게 웃음을 지어 보였다.


- 이룬, 잘 될 거예요.


관리자가 이룬에게 말을 건네고 이룬이 관리자를 바라보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 그래야죠. 그래야 할 겁니다. 꼭이요.


'꼭'이라는 말과 함께 이룬의 두 손이 주먹을 꽉 쥐었다. 수송선이 동면 센터에 그들을 내려놓았다. 관리자가 출입 카드로 문을 열고 들어가 콘트롤 타워로 향했다. 가는 내내 양쪽 유리 벽 안쪽으로는 동면 캡슐들이 한없이 늘어서 있고 캡슐들엔 은빛 액체들이 공급되고 있었다.


- 저들이 모두 파일럿들인가요?

- 아니에요. 파일럿도 있고 인스톨 된 사람도 동면 캡슐에 들어갑니다. 그밖에도 필요한 사람들이 동면에 들어요.

- 필요한 사람들이요?

- 예를 들어 아직 치료 방법이 개발되지 않은 질병에 걸린 사람들이 큰 비용을 물고 캡슐에 들어갑니다. 그들은 저 안에서 치료법이 개발될 때까지 잠들어 있게 됩니다.


신 지구는 아무리 옛 지구와 환경이 유사하다고 해도 미생물이나 동식물이 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종이 존재했고 인간이 그 영향을 받아 질병에 걸리는 일이 흔했다.


어떤 질병은 치료가 가능해졌지만 어떤 것들은 아직도 불치의 병으로 인간을 괴롭혔다. 그것이 신 지구 연방이 인구수를 결정적으로 늘리지 못하는 원인이었다.


게다가 중력이 세 배나 높아서 사람들은 중력을 조절하는 중력 돔 안에서만 일상생활이 가능했다. 그 중력 돔을 커뮤니티라고 불렀다.


그런데 그 돔 안에서도 중력에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 생기고 그 사람들은 장기와 뇌에서 생명을 유지하는 일이 점차 어려워 결국은 사망했다. 이 또한 아직 해결해내지 못한 질병이었다.


- 아… 그러면 인스톨 되는 사람들도 일단 신체는 유지가 되는 거였군요.

- 그럼요. 신체 없는 정신은 이미 소멸하고 말죠. 아무리 휴머노이드가 된다고 해도 신체가 유지되어야 존재할 수 있게 됩니다. 안 그러면 존재 자체가 의미가 없어요.

- 존재하는 거군요. 나도 랜디도.

- 네. 그럼요.

- 그리고 또 제가 알아야 할 것이 있나요?

- 네 이룬. 이제 이룬이 인스톨 되면 이룬과 같은 존재가 한 사람 더 있을 거예요.

- 누가 또 있나요?

- 네. 그 사람과도 잘 만나보도록 해요. 이룬과 그 사람, 그리고 랜디와 함선을 움직이게 될 겁니다.

- 아… 저는 저 혼자만 인스톨 되는 것으로 알았는데요. 그 사람이 누군지 지금 알려주실 수는 없나요?

- 재클린. 그 사람은 재클린이에요.


- 재…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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