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브레이커

작은 잘못을 덮으려고 더 큰 잘못을 저지르지 마라

by 수요일


단편소설 갤럭시 브레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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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슐 어드레스 넘버 H_H12542 이룬 스카레이 캡슐 오픈합니다. 캡슐 어드레스 H_H12542 이룬 스카레이는 캡슐로 들어가시기 바랍니다. 캡슐 어드레스 H_H12542. 입장 바랍니다.


관리자와 담당자가 바라보는 가운데 서서히 동면 캡슐이 열렸다. 캡슐은 선 채로 들어가게 되어있었다


크리스…크리스


잠시 멈칫했던 이룬이 배를 한 번 쓰다듬고 캡슐로 들어갔다.


앞을 보고 선 이룬의 앞으로 투명한 커버가 닫히고 뒤로 고정 틀이 나와 몸을 받치고 팔과 다리를 고정했다.


잠시 눈을 감았다가 뜬 이룬의 눈에 무엇인가 스치는 듯했지만, 곧 사방에서 주입되는 가스에 이룬의 의식은 점점 희미해졌다.


- 이 상태로는 아기와 산모 모두 위험하게 됩니다. 무모해요. 당장 중단해야 합니다. 관리자님

- 지금 중단하면 애초에 H_P12541은 왜 파일럿으로 적합 판정을 내렸나요.

- 배우자의 임신 여부를 확인하지 못한 것은 저의 실수입니다. 하지만 연방에서는 아기를 잃을 수 있는 어떠한 행위도 용납하지 않습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 관리자님에게도 큰 타격이 될 거라고요.

- 이제 와서 그 파일럿을 내리고 다른 인물로 대체하는 일은 불가능해. 돈이 얼마가 들었는지 잘 아는 당신이 지금 무슨 짓이야. 한 파일럿당 한 국가의 반년 예산이 들어가는 일이야. 난 타격 정도지만 당신은 평생 3호기에서 미네랄이나 만들고 있을 거라고.

- 알아요. 잘못은 했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더 큰 잘못으로 작은 잘못을 덮으려고 하면 인간이 아니게 됩니다. 악마가 되는 거라고요. 나는 악마가 되기 싫어요. 차라리 벌을 받겠습니다. 이룬을 인스톨 하지 않겠어요.

- 어서 이룬을 인스톨 해!

- 담당자에게 주어진 권한으로 불법 인스톨 명령을 거부합니다.


담당자가 폰을 들어 어딘가로 전화를 하려고 했다.


- 벌을 받겠다고? 좋아. 그 벌은 내가 드리지.


이룬의 미처 다 감지 못한 눈동자에 시스템을 작동시키던 담당자가 관리자와 다투며 이룬을 가리키는 모습이 지나갔다.


관리자가 허리춤에서 무언가를 뽑아 담당자를 향해 발사했다. 거대한 빛의 파동이 사방에 넘실거리고 그 빛줄기에 맞은 담당자가 순식간에 빛줄기 사이로 청소기에 흡입 되는 것처럼 소멸하였다. 관리자가 컨트롤 패널을 조작했다. 패널 옆으로 담당자의 것인 듯한 출입 카드가 떨어졌다.


관리자가 할끗 그쪽을 바라보다가 다시 이룬을 보았다. 그 눈동자 속에서 이룬이 동면 캡슐 안에서 관리자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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