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브레이커

라이크 어스… 크리토레스!

by 수요일



단편소설 갤럭시 브레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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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룬과 랜디


랜디는 농장 일에 금세 익숙해졌다. 하지만 원조 목동 이룬이 보기에는 이런 일을 전혀 해보지 않은 손이라 처음엔 양들을 엉뚱한 곳으로 몰아가고는 했는데 랜디의 주변엔 늘 진이 붙어서 랜디의 어색한 컨트롤을 보조했다.


이룬과 랜디가 함께 생활한 지도 6개월이 넘어가고 있었다. 그 사이에 랜디와 이룬은 무척 가까워지게 되어 이제 같이 식사를 하는 동안 이룬과 랜디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식사를 하며 영상을 시청할 수 있도록 마리에가 커다란 모니터를 식탁 앞에 띄우고 주변에서 서빙을 한다거나 차를 끓이는 등 두 사람을 위한 서비스를 위해 정성을 다하고 있었다.


행성 관련 뉴스가 지나갔다. 3커뮤니티 부근 어딘가에서 행성 바이러스로 인한 사상자가 다수 발생했다는 뉴스. 하이에나가 출몰하는 지역인 22커뮤니티와 27커뮤니티에서 하이에나에 의한 사상자가 발생했지만 연방에서 충분한 보상이 주어져 미망인과 아이 둘의 유족들이 생활하는 데 오히려 전보다 풍요로워졌다는 등 하지만 목숨은 소중하니 대비를 잘 해야 한다는 당부. 그리고 자기 폭풍에 관한 뉴스.


이 뉴스가 나올 때는 마리에도 하던 일을 멈추고 뉴스에 집중했다. 패밀리봇 특성 상 주인의 감정에 동화 되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이룬의 슬픈 감정에 물든 것이리라.


랜디는 그런 이룬과 마리에의 사이에서 묵묵히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눈을 다시 모니터로 가져갔다. 뉴스가 지나고 광고가 시작되었다. 광고에서 크리토레스가 부유 돔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었다.


자기 폭풍,

하이에나,

중력계 질환,

바이러스 확진

부유 돔엔 없습니다.

지금 많이 번다고 안전하신가요?

인간에게 딱 맞는 중력이 가동됩니다.

이제 소개하는 바다 뷰

CT 12-A 커뮤니티를 주목하세요.

당신이 가진 것들로 당신을 누리세요.

지금 크리토레스를 만나세요.


영상에서는 아름다운 수평선 뷰에 태양이 지고 세 개의 달에 뜨는 모습이 고속 촬영으로 지나가며 건물 지어지는 모습이 빠르게 지나간다. 낭만적인 삶을 누리는 사람의 모습과 크리토레스 회사 로고가 등장하며 라이크 어스라는 슬로건도 지나갔다.


- 라이크 어스… 크리…토레스…


랜디는 자기도 모르게 슬로건과 회사 이름을 중얼거렸다. 그런 랜디를 보며 이룬이 물었다.


- 랜디, 부유 돔에서 살고 싶어요?

- 아, 아니예요. 어딘지 모르게 익숙해서.

- 아, 어쩌면 부유 돔에서 살았는지도 모르겠네.


랜디가 이룬을 보고 머쓱하게 웃었다. 이룬이 마리에에게 모니터 회수를 지시하고 앞에 놓인 잔과 디저트 접시를 들고 일어날 때 랜디도 마침 잔을 들고 일어서다가 두 사람의 얼굴이 가깝게 다가서게 되었다. 시선을 어디 둘 지 몰라 당황하는 이룬을 보니 문득 랜디는 이룬이 무척 사랑스럽다고 느꼈다. 이룬의 눈을 바라보며 랜디가 말했다.


- 이룬, 혹시 제가 키스 해도 될까요?


#단편소설 #갤럭시브레이커 #사랑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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