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콤은 말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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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콤의 자식들은 세기말적 지구의 온갖 고난과 위험을 물리치고 천신만고 끝에 마침내 셔틀에 탈 수 있었다. 비록 두 자식은 잃었지만. 말콤 토레스는 노벨상을 거부한 천재 과학자로 그가 노벨상을 거부한 이유는 너무나도 분명했다.
가난한 과학자들은 거대 기업의 지원을 받을 수 없고 지원받지 못한 이론이나 실험은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 그렇게 학자와 함께 사라진 모든 연구 결과를 모으면 지금의 이 사태를 해결했을지도 모른다. 노벨상은 이미 거대 기업들의 자축연이나 다름없고 난 그런 자축연에 데코레이션이 될 생각이 없다.
노벨상 수상을 거부한 그는 당연히 탈출 모선의 탑승 명부에 누구보다 먼저 들었지만, 그 또한 딱 잘라 거부했다. 그 이유도 분명했다. 그 배에 탈 경우 자신은 지구연합의 홍보용 포스터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며.
하지만 말콤의 자식들은 그의 뜻과 다르게 모선을 향해 먼 길을 달려왔고 천신만고 끝에 탑승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말콤의 가족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누가 뭐래도 그들은 자부심 하나만큼은 우주 최고의 말콤의 자식들이었기에.
말콤의 자식들은 부자 소유의 농장에서 일하며 생활 기반을 다졌다. 공동 주거 공간에서 그들은 학교를 세우고 탈출 1세부터 2.5세대에 이르는 수백 년간 후세를 양성했다. 그들의 목표는 명확했다.
속물의 자본주의에 지배당하지 말고 자본주의를 지배하라.
이 목표에 바탕을 둔 크리스토퍼 토레스의 파격적인 계획은 이후 신 지구 연방의 평등 노선이 흔들리면서 부자, 정치가, 언론인을 제외한 모든 이들에게 크게 주목받았다.
- 매기, 열흘이면 돼?
- 열흘 후 새로운 결과가 나올 거야. 그 정도면 모든 중력장 환자들을 일으킬 수 있을 거야.
- 참 꿈도 야무지네.
- 꿈은 꾸라고 있는 거라고.
1남 1녀가 결과를 놓고 이야기를 나누는 곳은 모선의 일반 주거 지역 Z 섹션 276S에 있는 건물의 연구실.
수송선에서 내린 남자가 마중한 남자와 함께 연구실에 들어왔다. 이야기를 주고받던 두 사람이 그가 들어오자마자 와… 하고 입을 벌려 놀라자 마중을 나왔던 남자가 말했다.
- 매기, 이분이 바로 그분이시다.
매기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을
멈추지 않자 수송선에서 내린 남자가 두 사람에게 인사를 건넸다.
- 조나단 토레스입니다.
- 토…레스요?
매기가 놀람을 멈추고 이해가 안 되는 얼굴로 고개를 갸웃했다.
- 말콤의 이름은 앞으로 토레스로 바꾸게 될 겁니다.
- 그래 매기. 모든 말콤은 앞으로 토레스다.
- 아빠, 그래도 우린 말콤의 자식이라는 호칭이 더 자랑스러운걸요?
- 말콤의 자식들이 바로 토레스입니다. 누가 뭐래도 우린 말콤입니다. 하지만 말콤으로서는 아무래도 행동의 장애가 많습니다. 그래서 토레스로 바꾸려고 합니다. 모든 능력을 마음껏 펼치기 위해서입니다.
매기는 고개를 끄덕이긴 했지만 토레스라는 이름이 썩 내켜 하지 않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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