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브레이커

빨리 튀자!

by 수요일


갤럭시 브레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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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엔딩


사방에서 쏟아지던 빛 뭉치들이 사라지고 크리스토퍼가 타고 온 비행선에 기대앉아 집사가 숨을 고르고 있었다. 붉은 코트 아래로 그의 한쪽 무릎 밑이 보이지 않았다. 크리스토퍼는 세상모르고 잠들어있었다. 출혈이 심한지 집사의 얼굴은 핏기없이 푸르게 보였다.


- 톰! 야 인마 정신 차려!


아놀드를 어떻게 따돌렸는지 마르코가 도착해 집사의 상처를 보고 얼굴을 툭툭 치며 소리쳤다. 품에서 메디컬 킷을 꺼내서 사라진 다리 위쪽에 대고 나노봇을 투입했다. 라인을 통해 수많은 나노봇들이 들어가 상처를 치료했다. 출혈이 멈추고 집사의 얼굴에 핏기가 돌아왔다. 집사가 사라진 무릎 아래를 보며 입맛을 다셨다.


- 아 참 몇 번째냐. 형만 만나면 다리가 사라지네. 다리야 미안하다.

- 인마 다리야 또 맞추면 되지. 헛소리 그만하고 빨리 의장님을 안으로 옮기자.


마르코가 크리스토퍼를 업고 비행선으로 들어왔다. 주위를 둘러본 집사가 한쪽 다리로 문을 통과해 들어오며 말했다.


- 근데 아놀드는 왜 안 보이지? 그게 더 무서운데…

- 글쎄 말이다.


마르코가 크리스토퍼를 안전하게 눕히고 크리스토퍼와 집사에게 비상 탈출 킷을 채워주고 자신도 장착했다. 창밖을 살피며 비행선의 컨트롤 패널을 허공에 띄우고 비행선을 이륙시켰다. 어디로 갈지 잠시 망설이던 마르코가 목적지 설정을 하려는 순간,


콰아앙!


뭔가가 비행선을 공격했다. 급히 밖을 내다본 집사가 이런 아이고 하며 일단 가! 아무 데나 가! 라고 소리쳤다. 뭔데? 대꾸하며 마르코가 급히 내비게이션에서 기본 행선지 중 아무 데나 누르자 비행선이 방향을 잡고 출발했다.


하지만 연이어 뭔가가 와서 타격을 주자 방어 시스템이 자동 작동하며 공격을 막아냈지만, 내부는 혼란의 도가니가 되고 말았다.


쿠아아앙! 우당탕탕탕탕!


크리스토퍼가 눕혀져 있던 자리에서 튀어 올라 바닥을 굴렀다. 하지만 집사나 마르코나 자신의 몸도 가누지 못하는 처지에서 크리스토퍼를 도울 수가 없었다.


콰앙 쾅쾅쾅 쾅 쾅! 와장창!


아무리 방어 시스템이 작동한다지만 민간 비행선이라 결국 공격을 이기지 못하고 요란한 소리를 내며 방어 빔이 깨져나갔다. 곧이어 커다란 타격이 비행선 선체를 직격했다.


방어 시스템이 무력해진 선체에 구멍이 나며 크리스토퍼가 구멍 쪽으로 쓸려나가자 마르코가 몸을 던져 크리스토퍼의 옷깃을 잡아챘다. 야! 톰 나 좀 잡아! 마르코가 혼신의 힘을 다해 크리스토퍼를 당기고 집사가 그의 다리를 한쪽 팔로 잡고 다른 팔로 선체의 벽을 잡고 버텼다.


쿠아아아아앙!


하지만 이어진 타격이 선체를 때리자 마르코와 집사가 크리스토퍼를 놓치고 구석으로 처박혔다.


- 으아악!

- 아이고 의장님!


마르코가 엉금엉금 기어 구멍으로 추락해가는 크리스토퍼를 넋 놓고 바라보다가 그렇지! 하니 집사도 다가가서 같이 보다가 됐어! 했다. 촤라라락! 크리스토퍼의 잠든 몸이 맨땅으로 추락하는 순간 긴급 구조 킷이 전개된 것이다. 킷에 적용된 반물질 장치가 떨어지는 속도를 급히 늦춰지며 곤두박질치는 걸 막아내는 듯했다. 이대로라면 크리스토퍼는 바닥의 한뼘 정도 위에 멈출 것이다.


그러나 크리스토퍼를 발견하고 뒤따라온 비행선이 타격 광선을 발사해 크리스토퍼의 구조킷을 파괴하자 크리스토퍼는 지상으로 낙하하다가 어느 숲속으로 사라졌다. 크리스토퍼를 추락시킨 비행선이 추락지점 주위를 선회하며 크리스토퍼의 생사를 확인하는 것처럼 보였다. 집사가 다급히 말했다.


- 빨리 튀자!


크리스토퍼가 떨어진 지점을 하염없이 보던 마르코가 집사의 말에 급히 컨트롤 패널을 수동으로 바꿔 비행선이 빠르게 현장을 떠났다. 숱한 공격으로 만신창이가 됐지만, 크리스토퍼의 전용 비행선에 탑재된 반물질 덕분에 역방향으로 중력을 이용해 추락하지 않고 저 멀리 수평선 너머로 사라져갔다.


잠시 후 아놀드의 비행선이 나타났다. 아놀드가 사라지는 크리스토퍼의 비행선을 바라보는 모습이 보였다. 비행선은 아쉬운 듯 주변을 더 맴돌다가 저택 쪽으로 사라졌다. 아놀드의 비행선은 완벽한 전투함의 구조를 갖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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