쁨픔
우울의 우물
품에 픔을 안고 살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1
누구라도 하나쯤의 픔은 안고 살아. 쁨이 드문 사람이 픔도 드물지. 밋밋하니까.
2
작고 사소한 것들에서 많은 쁨을 찾는 사람은 또 작고, 사소한 것으로부터 많은 픔을 만나.
3
길을 지나다가 작은 오락기에 붙어 앉아있는 두 아이를 본다.
4
아이들에게서도 쁨과 픔이 있었다. 이긴 아이는 기쁨, 진 아이는 슬픔, 혹은 아픔.
5
쁨은 웃음을, 만족을, 미소를 만들고 픔은 분노 혹은 두려움 혹은 또 다른 픔을 만들어. 그건 작고 울퉁불퉁한 고랑을 만들고,
6
그것들이 쁨으로 메워질 때까지 더 깊은 우물, 더 두꺼운 벽을 세운다.
7
웬만해선 무너지지도 않고 건너기도 어려운 많은 고랑이 고난과 시련을 만들고 고난과 시련은 좌절이거나 절망의 우물을 판다.
8
우물이 우울이 되는 것은 작고 사소한 것들로부터 시작하여,
9
결국은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지하 13층을 파고 틀어박히는 거다.
10
작은 행복에 만족하지 마. 작은 것들에서 쁨이 차면 작은 것들로부터 픔도 차오른다. 굳이 기쁘지 않아도 괜찮아. 굳이 슬프지 않아도 괜찮은 것처럼.
11
쁨을 기다리지 않아도 좋다. 쁨이 없어 픔을 만나야 한다면 나는 기꺼이 노말하게 살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