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한 끼
누군가가 있을 때, 그림자는 그늘이 되지. 지친 발과 햇살에 뜨거워진 머리를 식히며 머무는 곳. 그늘의 이름은 뭐라 부를까. 지금 어디에 있니, 여기 그늘.
누군가가 있을 때, 사람은 사랑이 되지. 세상을 걷느라 힘겨울 때 기대고 부대끼며 머무는 곳. 사랑. 사랑은 뭐라 부를까. 지금 어디야? 여긴 사랑이야.
그늘은 머물던 이가 떠나면 그림자가 된다. 그늘의 이름은 사람이 떠날 때 주머니에 넣어 떠나지. 다음 그림자를 만나면 다시 꺼내어 놓으려고.
사랑은 머물렀던 이가 떠나면 다시 사람이 된다. 그 이가 떠날 때 모두 들고 떠나니까. 마음 표정 감정 시간 추억 기억들. 다음 사람을 만나면 다시 설레서 내놓겠지.
그늘이 그림자 되듯 사랑도 사람이 되고.
사람이 된 사랑은 또 누구의 곁에서 다시 사랑이 될까 그림자가 된 그늘은 또 누가 다가서며 그늘이 될까.
그늘의 이름은 그림자. 사랑의 이름은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