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생각종이

온라인소비자,
무엇을 사고 무엇을 사지 않는가

경영; 슐로모 베나치, 조나 레러

by sagakpaper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생겼을 때부터 나는 이제 단순히 프로모션 디자인을 하는 웹디자이너에서 벗어나야겠다 생각했다. 그림을 못 그리는 디자이너, 이론적인 기초가 없는 디자이너인 내가 이 일을 계속 하려면 다른 관점에 서있어야 한다 생각했다. 웹디자이너는 예술가가 아니기에, 상업적 디자인 즉, 예쁨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기술과 소비자들의 성향 및 패턴을 안다면 나 또한 웹디자이너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자위했다. 물론, 한 켠에는 디자인을 전공하지 않은 내가 오래도록 버틸 수 있을까 지워지지 않은 얼룩을 안고 살면서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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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상품들과 디자인들이 넘쳐나고 정보가 정보를 낳고 또 새로운 정보가 초단위로 유입되는 이 순간에도 어떤 것은 각광을 받고 어떤 것은 아주 미세한 차이로 쓰레기로 전락해버리고 만다. 그것이 단순히 디자인의 문제라 할 수 있을까? 그것을 마케팅의 문제로 국한 시킬 수 있을까? 그런 궁금증이 쌓였다.

대체 소비자들은 ‘무엇을 사고 무엇을 사지 않는가’


이 책의 주요 목표 중 하나는 디지털 세상이 행동경제학의 통찰로부터 어떻게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는 행동경제학을 통해 디지털 세계에서의 사고방식을 연구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사람들이 화면 앞에서 벌어지는 특정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할지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_252)




‘온라인 소비자, 무엇을 사고 무엇을 사지 않는가’는 소비자들의 행동 유형을 ‘행동경제학’으로 풀고 있고 갖가지 예시를 들면서 단순히 독자가 글로만 읽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직접 소비자가 돼서 유형을 이해하도록 구성되어있다. 일을 하다 보면 유저들이 어느 시점에 시선을 멈출지 궁금해진다. 그리고 그 시선을 멈출 수 있도록 우리가 원하는 목적에 닿도록 쉽고 편하게 유도하는 것이 나의 일이니 이 물음이 물론 당연한 일이기도 하고-


앞으로는 웹 사이트의 ‘아름다움’이라는 요소가 보다 진지하게 논의되길 바란다. ‘측정 불가능한 것은 관리 불가능하다’는 말이 있다. 이제 아름다움에 대한 측정이 조금 쉬워졌으므로(라이네케 알고리즘은 자동으로 웹 사이트를 스캔해 점수를 내준다) 겉모습이 절대 사소한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공유되면 좋겠다. 보기 좋은 웹 사이트가 더 유용하고 신뢰할 만하다고 여겨진다는 점을 볼 때 아름다움은 사소하기는커녕 소비자와의 상호작용에서 중요한 모든 측면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형태는 여러 기능을 갖는다. (_78)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간과했던 몇 가지들을 깨달았다. 간편하고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이 자리잡을수록 우리는 의도적으로 불편한 서비스를 만들어 불만을 가질 수 있는 사항을 한 번 더 인지하게 한다 던지, 단순히 판매와 이익을 위해서만이 아닌 사회적인 측면에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우리의 능력과 에너지를 소비하면 어떨지, 너무 많은 선택지에 앞서 소비자들은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는다는 것 ㅡ 가령 대폭 늘어난 선택 가능성 중에서 우리는 최선이 아닌 것을 고른다. 정보는 많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정보는 놓치고 만다. (_12) ㅡ, 서술 내용과 설명 글을 화면으로 읽으면 서면으로 읽을 때보다 항상 이해도가 떨어진다 ㅡ 긴 글만 쌓여있는 내 블로그가 인기가 없는 것도 이 문제가 아닐까 싶다ㅡ 등등.


오랫동안 우리는 용이성이 가장 이상적인 형태라 믿어왔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가능한 한 편하고 쉬워 보이도록 하는 디자인은 최고가 아니다. 인지적 편리와 바람직한 어려움 사이, 속도에 대한 갈망과 늦춤의 혜택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불편함을 제대로 사용한다면 사람들의 외면을 사는 것이 아니라 흔히 흘려보내던 것을 인식하고 더 깊이 생각하도록 만들 수 있다. 정보의 형태는 그 목적에 맞아야 한다. 편리함은 좋은 것이지만 때로는 어려움이 더 낫다. (_175)




나는 디자인 가르쳐주는 책보다 소비자의 심리, 디자인을 하는 사람들의 철학 뭐 이런 책을 읽는 것이 더 좋다. 디자인을 배울 수 있는 자리는 너무도 많다. 길 위를 다니며 볼 수 있는 간판, 눈만 뜨면 볼 수 있는 수 많은 광고들, 내가 매일 접하는 물건 모두가 디자인이고 배움이다. 그러나 심리적인 것들 철학적인 사고들은 읽어야 깊이 들어야만 할 수 있다. 그 곳에서 쌓이는 내공은 내가 들인 시간과 비례하다 믿는다. 더 좋은 디자인은 예쁨을 더 나아가 소비자를 이해하고 트렌드를 파악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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