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근무의 달콤한 유혹

휴일 근무를 할 수밖에 없는 워커홀릭의 이야기

by 유블리안
"이일만 과장, 오늘도 출근했어? 아 이거 미안해서 어쩌나. 조금만 하고 들어가."


지나가던 상사의 목소리가 텅 빈 주말 사무실에 울린다. 워커홀릭 이일만 과장. 그는 대답 대신 마우스 클릭 소리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한다. 전쟁터와 같은 이 회사에서 살아남기 위한 그의 전략은 '휴무 반납'이다. 휴일은 더 이상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이 아니다.


그는 왜 쉬지 못하는가


언제 밀려날지 모른다는 불안감, 다 처리하지 못한 업무,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아야 한다는 압박. 이 모든 것이 그를 다시 책상 앞으로 밀어 넣은 고육책이다.


​오늘의 이 주말 근무는 '삶의 포기'가 아니다. 오히려 '나머지의 삶'을 지켜내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전략적 거래다. 이 불안한 전장에서 '나'와 '가족'이라는 소중한 영역을 보전하기 위해, 그는 '휴일의 시간'이라는 자원을 기꺼이 지불하고 있는 것이다.


무너지는 이들과 방어막을 치는 이


어떤 이들은 이 회사와 자신을 동일시하며 일에서 정체성을 찾으려다, 사소한 평가나 관계의 뒤틀림에도 깊은 상처를 입고 무너진다. 하지만 이일만 과장은 그 함정을 경계한다. 그는 일에 자신의 자존감 전부를 담보로 잡히지 않는다. 그는 속으로 주문을 왼다.


'일은 일이다.'


이것은 절망의 언어가 아니다. 이 전쟁터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한 가장 냉철하고 현실적인 방어막이다. '일은 일이다'라는 말은, 곧 '일은 내 삶의 전부가 아니다'라는 강력한 선언이다.


갑옷을 벗고, 삶으로 돌아가다


쌓여 있는 메일과 보고서들이 모니터에 떠 있다. 그는 감정을 섞지 않는다. 이곳은 감동의 무대가 아니라, 완수해야 할 명확한 과업이 있는 현장일 뿐이다. 그는 기계적으로, 하지만 동시에 '프로답게' 일들을 처리해 나간다.


몇 시간이 흘렀을까. 이 과장은 마지막 파일을 저장하고 뻐근한 목을 돌린다. 그는 미련 없이 모니터의 전원을 끈다. 텅 빈 사무실은 여전히 적막하지만, 그곳을 나서는 그의 발걸음은 패배자의 그것이 아니다.


'일은 끝났다.'


이제 그는 이 전쟁터의 무거운 갑옷을 벗고, '일'이 아닌 '삶'이 기다리는 자신의 진짜 영역으로 돌아간다. '일은 일'이기에, '삶은 삶'으로서 오롯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다음 회 예고]

다음은 마지막 에피소드 정시퇴근에도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 이유와 불편한 진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