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말에 막말하는 관리자 대응법
약국 문이 힘없이 열리더니, 중년의 남자 손님이 들어옵니다.
어디가 아픈 게 아니라, 무언가에 깊이 베인 듯한 표정.
한 손에는 구겨진 작업 지시서가, 다른 한 손에는 벗어둔 안경이 들려 있네요.
축 처진 어깨에서 고단한 '을(乙)의 냄새'가 납니다.
오늘 꺼내는 네 번째 증상은 이렇습니다.
[을의 화병 (feat. 안하무인 갑질녀)]
이 증상은 거래처에 전화를 걸거나 방문했을 때 급격히 악화됩니다.
상대는 직급도 낮은 새파란 20대 신입 여직원입니다.
그런데 그녀의 태도가 가관입니다.
나이로 보나 경력으로 보나 한참 선배인 협력사 직원에게
마치 아랫사람 부리듯 짜증을 냅니다.
"아니, 제가 이거 아니라고 몇 번을 말해요?"
"아 진짜, 말귀를 못 알아들으시네. 일 처리를 이따위로 하실 거예요?"
사무실 사람들이 다 듣는 앞에서
하이톤으로 쏘아붙이는 그 목소리.
순간 얼굴이 확 달아오르고, 쥐고 있던 볼펜을 부러뜨리고 싶을 만큼 모멸감을 느낍니다.
하지만 화를 낼 수도 없습니다.
내가 여기서 들이받으면 회사 계약이 끊길지도 모른다는 공포.
집에 있는 처자식 생각에 입술을 꽉 깨물고.
"죄송합니다. 제가 다시 확인하겠습니다..." 라며 고개를 숙여야만 합니다.
사무실을 나서며 담배 한 대를 피워 물지만,
구겨진 자존심은 펴지지 않아 가슴이 꽉 막혀오는 증상입니다.
저도 이런 꼴을 많이 봤습니다.
회사라는 간판 뒤에 숨어서, 본인이 대단한 권력이라도 쥔 양 착각하는 철없는 사원들.
특히 자기 아버지뻘 되는 분들에게 "이봐요" 운운하며 막말하는 걸 볼 때면, 제 얼굴이 다 화끈거립니다.
오늘 찾아오신 당신,
당신이 능력이 없어서, 혹은 비굴해서 참은 게 아닙니다.
당신은 '가장'이기 때문에 참은 겁니다.
그 모멸감을 견디고 가족을 지켜낸 당신은 위대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계속 당하고만 있을 순 없죠.
그녀의 비말(독설)로부터 당신의 자존감을 지켜줄 처방을 드립니다.
오늘의 처방전은
모멸감을 차단하고 품격을 지키는 [독설 방역 마스크]입니다.
상대는 말이 통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방역'만이 살길입니다.
그녀의 짜증을 어른 대 어른의 대화로 받아들이지 마세요.
그러면 상처받습니다.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세요.
"아유, 집에서 오냐오냐 커서 예의를 못 배웠구나. 쯧쯧, 불쌍한 조카네."
당신은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고, 그녀는 이제 막 사회에 나온 햇병아리일 뿐입니다.
그녀가 꽥꽥거릴수록 '하찮게' 여겨버리세요.
어른이 아이의 투정에 상처받지 않듯, 마음의 높이를 저 꼭대기로 올리셔야 합니다.
그녀가 "저기요, 이거 왜 이래요?"라고 막말을 할 때,
똑같이 흥분하면 집니다.
오히려 더 차분하고 낮은 목소리로, 깍듯하게 존대하세요.
"김 00 주임님. 말씀이 좀 지나치시군요. 공적인 자리니 예의를 갖춰주시죠."
"업무 이야기는 정중하게 부탁드립니다."
당신의 태도가 중후하고 점잖을수록,
날뛰는 그녀의 모습은 주위 사람들에게 더 '교양 없는 광녀'처럼 보일 겁니다.
그녀 스스로 자신의 바닥을 드러내게 두세요.
회사 문을 나서는 순간, 당신은 '을'이 아닙니다.
누군가의 자랑스러운 남편이자, 존경받는 아버지입니다.
그 철없는 여직원이 뱉은 배설물을 집까지 가져가지 마세요.
퇴근길에 편의점에 들러 시원한 맥주 한 캔 사서 들이켜고,
"에이, 똥 밟았네! 퉤!" 하고 털어버리세요.
그녀는 당신의 인생에 1%도 중요하지 않은, 스쳐 지나가는 '그저 그런 사람'일뿐입니다.
오늘의 처방전 한 줄
"고개를 숙인 건 당신의 '매너'였지, 당신의 '비굴함'이 아니었습니다."
오늘 그 더러운 말을 견뎌낸 당신의 인내심에
깊은 존경을 표합니다.
유블리안 약사의 네 번째 처방은 여기까지입니다.
이 마스크 쓰시고,
당신의 그 귀한 자존심에 더는 생채기가 나지 않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