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함과 무례함을 헷갈리고 계신 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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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 문이 열리는데, 벨보다 한숨이 먼저 들어옵니다.
동작이 느리고, 어깨는 말없이 아래로 처져 있습니다.
의자에 앉기도 전에 표정이 먼저 말합니다.
오늘의 환자는, 꽤 오래 버텨온 사람입니다.
조심스럽게 말을 꺼냅니다.
“요즘, 사람들이 저를 좀 피하는 것 같습니다.”
처방전이 없어도 진단은 어렵지 않습니다.
오늘 오신 분은 나쁜 분은 아닙니다.
다만 입을 여실 때마다
회사도, 사람도, 하루도 힘들다는 말이
습관처럼 먼저 나오는 분이십니다.
이른바 외로운 투덜이입니다.
조금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말씀하십니다.
“제가 무슨 막말을 한 것도 아닙니다.”
“그냥 힘들다고, 좀 지친다고 말했을 뿐인데요.”
“동료끼리 그 정도 하소연도 못 들어주는 겁니까?”
본인께서는 속 깊은 대화를 원하셨을 겁니다.
누군가 “그래요, 힘드시겠네요”라고
잠깐만이라도 공감해 주길 바라셨을 겁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에겐
그 말들이 위로가 아니라
끝이 보이지 않는 하소연으로 들렸을지도 모릅니다.
다시 한번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당신은 나쁜 사람이 아닙니다.
그저 조금 외롭고,
마음의 여유가 바닥을 드러낸 상태일 뿐입니다.
문제는 마음이 아니라,
그 마음이 밖으로 나오는 방식입니다.
냉정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솔직함과 무례함은 종이 한 장 차이입니다.
상대의 하루를 고려하지 않은 채
내 감정만 쏟아내는 것은
솔직함이 아니라
상대에게 감정 노동을 맡기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의 처방은
입에서 자동으로 튀어나오는 말을 가라앉히는
[나쁜 말 하기 시럽]과
생각의 방향을 조금 옮겨 붙이는
[긍정적 마인드 패치]입니다.
사람들이 다시 당신 곁에 머물게 하고 싶으시다면,
억울해하시기 전에
이 약부터 천천히 복용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힘드신 거, 충분히 이해합니다.
위로받고 싶은 날도 있으실 겁니다.
다만 말이 입 밖으로 나오기 직전,
이 시럽을 한 스푼 삼킨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아, 진짜 최악입니다.”
“왜 이렇게 다들 답답한지 모르겠습니다.”
이 문장들이 떠오를 때
잠깐 멈춰서 생각해 보시는 겁니다.
이 말이 꼭 지금 나와야 할까요?
불평이 열 가지라면
딱 한 가지만 꺼내셔도 충분합니다.
말의 양을 줄였을 뿐인데
대화의 온도는 훨씬 부드러워집니다.
지금은 눈에 ‘때문에’만 보이실 겁니다.
상사 때문에, 회사 때문에, 날씨 때문에.
이 패치를 붙이면
같은 상황에서도 ‘덕분에’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팀장님이 까다롭지만, 덕분에 실수는 줄었습니다.”
“야근은 힘들지만, 덕분에 오늘은 택시를 탑니다.”
처음엔 억지처럼 느껴지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패치는
기분을 바꾸기 전에
표정을 먼저 바꿔 줍니다.
표정이 바뀌면
사람들의 거리도 조금씩 달라집니다.
오늘의 한 줄 처방
“말은 마음을 풀기 위해 쓰지만, 습관이 되면 마음을 가둡니다.”
당신은 투덜거리기엔 꽤 괜찮은 분입니다.
부디 힘을 내서 불평보다는 감사의 마음을 더 장착하는
계기가 되시길 바랍니다.
유블리안 약사의 오늘 처방은 여기까지입니다.
시럽으로 말버릇을 한 번 가라앉히고,
패치 하나 붙인 채
내일은 한숨보다 가벼운 문장 하나를
들고 출근해 보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고생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