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계속 가는 이유
처음에는 대단한 목표가 있었던 게 아닙니다. 하루를 그냥 흘려보내고 싶지 않았고, 언젠가 내 이름으로 된 책 한 권쯤은 직접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그 마음이 출발점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 시작은 형태를 갖추었습니다.
글이 모이지 시작하자 파일이 만들어졌죠. 출판사라는 이름도 따라오더군요. 하지만 중심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기록을 남기고 싶다는 마음말입니다.
브런치를 열었을 때 구독자는 10명가량이었습니다. 처음 직장 이야기를 기획했을 때 중요하게 봤던 것이 진솔함과 공감이었습니다.
그러나 글은 조용히 저장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하루 한 편, 매일 뭐라도 쓰고 업로드하려 했고 실제로도 그렇게 했습니다. 반응 속도는 느렸지만 방향은 같았습니다.
그러자 숫자가 서서히 움직였습니다. 처음으로 인기글에 뜨면서 50이 되고, 지금은 304이라는 숫자에 닿았습니다. 그 경험은 단순한 성장의 기록이 아니라 ‘쌓이는 방식’을 몸으로 익힌 시간이었습니다. 급하게 오르지 않아도 그리고 정체기에 있어도, 멈추지 않으면 달라진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전자책을 만들며 배운 건 코드가 아니었습니다. 문단을 정리하는 법, 구조를 맞추는 법, 형식을 갖추는 일도 물론 중요했습니다.
그러나 더 크게 남은 건 태도였습니다. 외부 작가의 원고를 맡으면서
그 생각은 더 분명해졌습니다. 결과를 예측할 수 없어도 끝까지 책임지는 자세. 잘 되기를 바라기 전에 최선을 다해 완성하려는 마음.
일관성은 성과가 아니라 반복에서 만들어진다는 걸 제 스스로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그만둘 이유는 언제나 충분합니다.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확신은 늘 부족합니다. 그럼에도 계속 가는 이유는 대단한 낙관 때문이 아닙니다.
이미 한 번 증명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0에서 출발해 조금씩 늘어나는 과정을 직접 겪었습니다.
그 경험이 막연한 기대보다 훨씬 단단합니다. 순간적인 실망보다
조금 더 오래가는 힘.
저는 특별히 강한 사람이 아닙니다. 다만 중간에 멈추지 않는 쪽을 선택해 왔습니다. 그리고 한 번 그렇게 걸어본 사람은 다음에도 같은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많은 분들이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시작은 했지만 이 길이 맞는지, 계속 가도 되는지 한 번쯤은 스스로에게 묻게 되는 순간들 말입니다.
저 역시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한결같은 마음으로 하루 한 편씩 글을 쌓아왔습니다. 뒤를 돌아보니 어느덧 브런치에 300여 개의 글이 모여 있었습니다.
이 작품까지 마무리되면 그 숫자는 정확히 300이 될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숫자를 의식하기보다는 멈추지 않았을 뿐입니다.
글과 시간, 그리고 경험이 쌓였습니다. 결과는 언제 올지 알 수 없지만 진심은 언젠가 통한다는 말을 한 번쯤은 믿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다음 화를 이어가려 합니다. 조용히, 그러나 꾸준한 자세 말입니다. 다음 이야기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