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이야기

길몽이냐 흉몽이냐를 알아보는 법

by 유블리안

어느 날 밤, 연예인들이 단체로 나오는 꿈을 꿨다.

그것도 아주 오래된 추억의 연예인들이 그 당시 얼굴로 말이다.


너무나도 생생했다.


그런데...


그중 한 명이 길 한복판에서 태연하게 노상방뇨를 했다. 뒤돌아서 볼일을 시원하게 보고 있는데 나를 보며 씩~ 하고 웃고 있는 것이었다. 이상하게도 나는 화가 나지 않았고, 당황하지도 않았다. 그저 웃겼다. 별 일 다 있구나.


아침에 눈을 뜨자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다.


“이거… 복권 한 장 사라는 신호인가?”


인간은 참 단순하다. 814만 분의 1이라는 숫자를 알면서도, 꿈 하나에 마음이 흔들린다. 확률은 머리로 계산하지만, 기대는 가슴이 먼저 만든다.


복권 가판대 앞에 서면 사람은 잠시 철학자가 된다.


‘안 될 걸 알면서 왜 사고 싶을까?


돈 때문일까. 아니다. 사실은 돈이 아니라, 가능성 때문이다.
복권 한 장에는 숫자보다 이야기가 많다. 만약에 당첨된다면,
회사에 돈다발 뿌리면서 사직서를 내는 상상을 하고,
밀린 여행지를 떠올리며, 고마운 사람 얼굴을 하나씩 꺼내본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를, 종이 한 장에 미리 펼쳐보는 셈이다.
나는 결국 한 장을 샀다. 집으로 돌아오는데 마음이 괜히 가벼웠다.
그러나 주머니 속 얇은 종이가 묘하게 묵직했다.

다음날이 추첨일이라 결과를 확인했고, 물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실망은 없었다. 이미 며칠 동안 충분히 상상했으니까.


그렇다면 그날 꾸었던 꿈이 흉몽이었던 것일까? 그건 아니다. 그동안 쌓여왔던 스트레스가 꿈 덕분에 피식 웃으며 풀 수 있었고, 복권 한 장이 주는 희망과 상상으로 즐거운 생각을 할 수 있었다. 그러니 길몽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가끔 우리는 돈이 아니라 설렘을 산다.
현실이 아니라 가능성을 산다. 복권과 꿈은 내 인생을 바꾸지 않는다.
대신 그날 하루의 표정을 살짝 바꾼다. 어쩌면 그 정도면 충분한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