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를 늦추고서야 알게 된 것들
혹시 여러분도 그런 경험이 있으신가요? 분명 좋은 것인 줄 알면서도, 자꾸만 발에 걸려 나를 비틀거리게 만드는 무언가에 대한 경험 말입니다. 제게는 그런 '돌멩이'가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여유로움'이라는 이름의 돌멩이였습니다. 보기에는 그저 작은 돌맹이였지만 마음속에는 아주 커다란 바위처럼 보였습니다.
누군가 건네는 "잠깐 쉬어가"라는 말이, 주말의 고요한 시간이,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가 제게는 불안함으로 다가왔습니다.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길 위에 놓인 방해물처럼 느껴졌죠. 그 '여유로움'이라는 돌멩이에 걸려 넘어질 때마다, 저는 시간을 탓하고 게으른 나를 탓하며 더 빨리 뛰어야 한다고 스스로를 채찍질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습니다. 그 돌멩이는 한 번도 내 길을 막아선 적이 없다는 것을요. 그저 늘 그 자리에 가만히 있었을 뿐입니다. 그 위를 아슬아슬하게 뛰어넘으려 하거나, 성가시게 걷어차려다 균형을 잃고 넘어진 것은 결국 저 자신이었습니다.
그날 이후, 저는 달리기를 멈추고 그 돌멩이 앞에 쭈그려 앉아보기로 했습니다. 그러자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늘 걸림돌이라 생각했던 그 돌멩이가 사실은 잠시 앉아 땀을 식힐 수 있는 편안한 의자였다는 것을, 그리고 그곳에 앉아야만 비로소 주변의 작은 풀꽃들과 파란 하늘이 보인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여유로움'이라는 돌멩이에 자꾸 걸려 넘어졌던 이유는, 그것이 제 길을 방해했기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멈춤의 가치를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우리 삶이 건네는 '여유'란 잠시 멈춰 더 소중한 것을 발견하라는 따뜻한 '인사'일지도 모릅니다.